코로나 사태로 메신저 · 화상 회의 · 통화 결합한 소프트웨어 이용 급증
감염 위험 ↓ · 업무 효율 ↑…일과 사생활 분리 추세도 촉진
▲SK텔레콤 'T그룹통화' 앱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원격·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메신저·메일·화상회의·화상통화 등을 결합한 협업 소프트웨어(SW)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그간에도 IC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협업 도구는 시중에 나왔지만 보급은 더딘 편이었다. 아무래도 '국민 메신저'로 비유되는 카카오톡이 광범위하게 활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기업들이 전문 협업툴을 빠르게 채택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인트라넷 체제보다 업무 효율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일과 사생활을 구분하는 '워라밸 문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5일 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T 그룹통화'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본격화한 지난 2월 말부터 사용량이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T 그룹통화는 스마트폰 연락처 목록에 여러 사람을 선택하고 통화 버튼을 누르면 한 번에 최대 100명과 동시에 통화를 할 수 있는 앱이다. 발신자만 앱을 설치하면 전화를 받는 사람들은 앱이 없어도 통신사와 무관하게 그룹 통화를 할 수 있다. 통화료는 그룹통화를 건 사람에게만 부과된다.
실제 박정호 사장을 비롯해 SK텔레콤 임원 100여명은 지난달 28일 T 그룹통화로 1시간 30여분 동안 원격으로 회의를 해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 위기로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라인웍스 메시지 사용량은 지난 2월 전월 대비 6배 뛰었다. 같은 기간 영상통화 기능 사용량과 신규 가입 기업 수도 2배 늘었다.
스타트업 토스앱은 지난달 25일부터 시행한 협업툴 '잔디(JANDI)' 무상 지원에 150여 기업이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잔디는 주제별 대화방, 할 일 관리, 스마트 검색, 드라이브 등 업무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협업 툴이다. 특히 최대 100명까지 동시 접속 가능한 화상 회의 기능을 통해 화면을 공유하며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NHN의 클라우드 기반 종합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도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27일 무상지원을 결정한 이후, 일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약 4배 증가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특히 최근 2주간 신규 가입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빠른 원격근무 환경을 마련하고자 한 중소기업이 90% 이상 차지했다고 알렸다.
원격솔루션 기업 알서포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서비스를 무료로 신청한 기업이 2500곳을 넘었다고 지난 13일 전했다. 알서포트는 사무실 업무용 PC를 원격 접속하는 원격제어 솔루션과 영상회의 솔루션 등 재택·원격근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신저 강자' 카카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기업 전용 메신저 개발에 한창이다.
카카오는 그간 B2C 비즈니스 분야에 집중했다면 지난해 12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공식 출범시킨 후에는 본격적으로 B2B 비즈니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용 메신저는 B2B 행보의 첫 결과물이 될 전망이다.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화상회의
하지만 네이버 라인이 일본 메신저 시장 1위 지위를 협업 플랫폼 시장에도 그대로 가져가는 데 성공한 것처럼 카카오가 기업용 메신저를 내놓으면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최대 장점인 메신저 사업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한 기업용 메신저를 연내 출시 예정"이라면서 "기업이 원하는 보안과 관리 기능을 추가해 업무용으로 적합하면서도 편리함을 갖춘 서비스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팀업'(이스트소프트)’, ‘슬랙(슬랙테크놀로지)’, ‘팀스(마이크로소프트)’, ‘지라(아틀라시안)’ 등의 기업용 협업 툴도 코로나 사태로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막상 사용해보니 협업 플랫폼 사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일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좋아 재택근무 기간이 끝난 후에도 적극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그간 카톡 사용으로 업무와 사생활 경계가 모호했던 것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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