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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결권 자문사는 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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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3-17 1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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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의결권 자문사는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에 수수료를 받고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찬성, 반대를 권고하는 곳이다.

요즘 의결권 자문사가 시장의 핫이슈가 된 것은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때문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분 경쟁을 시작하면서 오는 2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누구 편을 들어주느냐가 초미의 관심이 됐는데, 국민연금은 그간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따라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결권 자문사는 과연 공정할까.

최근 국내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서스틴베스트의 대표는 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사외이사를 겸직하면서 그 기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지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제기한다. 
 
그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다는 소식에 다른 의결권 자문사조차도 "(이해 상충과 관련된) 강도 높은 내부 규정을 두고 있는 곳만 바보가 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의결권 자문을 하면서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실제 상장사와 이해 상충 문제로 인해 주식 보유를 금지해 놓는 의결권 자문사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관련된 규정을 만들지 않은 자문사도 있다고 한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조차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ISS 역시 태생적인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ISS의 모태는 연기금과 노조였다. 미국은 노조 중심의 대형 연금펀드가 많은데, 이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때 참고하려고 만든 기구가 바로 ISS다. 따라서 ISS 역시 친 노조 성향을 가진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경우 이런 의결권 자문사가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결권 자문업은 법으로 규정된 업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규제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의결권 자문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지만, 아직도 무소식이다. 업계 스스로가 공정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누군가는 '룰'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 혼란을 막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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