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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온통 신천지 밖에 없다"…격앙된 강서구 화곡동 주민들

등록 2020.03.17 18: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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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신천지 시온교회 행정조사

"맞은편 건물도 신천지 소유 소문"…주민불만 극심

지난달 시온교회 방역·폐쇄…모든 출입구 폐쇄조치

인기척 느끼기 힘들 만큼 고요…출입통제라인 설치

정문 미작동해 옆문 진입…디지털포렌식 조사 병행

유연식 "신천지교 조사 통해 코로나19 확산 막을것"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신천지 관련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천지 바돌로메지파 교회에 들어서기 위해 출입문에 출입금지 안내문을 뜯어내고 있다.2020.03.1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신천지 관련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천지 바돌로메지파 교회에 들어서기 위해 출입문에 출입금지 안내문을 뜯어내고 있다.2020.03.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완전 폐쇄시켜야 돼요. 맨 처음 교회를 지을 때부터 신천지교 학생들의 부모가 와서 반대가 심했어요."

"폐쇄된지 2~3주는 지났어요. 문을 닫았지만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이 항상 지나다니는 것을 봤어요. 평소에도 (신천지는)자기들끼리 몰려다니는 데 말은 많이 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서울시가 신천지 지파중 하나인 강서구 화곡동 바돌로메 지파 시온교회에 대한 행정조사에 들어간 17일 오후 2시가 되기 전부터 주민들은 이 교회 주변에 삼삼오오 모였다. 지난달 20일 서울시가 이 교회를 폐쇄한 후 이날 행정조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시온교회 인근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주민은 "신천지교회(시온교회) 맞은편 건물도 신천지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특히 1층 고깃집은 신천지교 사람들이 자주 사용한던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온교회 맞은편 건물 1층의 고기천하 음식점과 SCJ편의점은 시온교회가 이용하던 시설로 파악돼 방역 후 폐쇄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깃집과 편의점은 조사 결과 신천지 시설임이 입증돼 방역 후 폐쇄조치 했다"고 설명했다.

시온교회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주민은 "주말만 되면 신천지 사람들이 여기서(고깃집) 밥을 먹는다. 편의점 이름도 신천지(SCJ)의 이름을 땄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회 뒷편에 살고 있는 한 80대 어르신은 "우리 집 맞은편 원룸도 신천지 소유의 건물이라는 소문이 있다. 주변에 온통 신천지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서울시 공무원들과 강서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관련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천지 바돌로메지파에 들어서고 있다.2020.03.1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서울시 공무원들과 강서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관련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천지 바돌로메지파에 들어서고 있다.2020.03.17. [email protected]

이번 조사대상이 된 바돌로메 지파 교회는 이날 서울시가 행정조사에 들어간 시온교회를 본부로 하고 있으며 부천교회, 김포교회, 광명교회를 관할하는 등 서울에만 2000여명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다.

바돌로메 지파의 본부인 시온교회는 지난달 20일 방역·폐쇄됐다. 건물 주변에는 긴 줄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고, 모든 출입구에는 출입금지 스티커와 잠금장치가 돼 있었다.

시온교회 내는 인기척을 느끼기 힘들 만큼 조용했다. 가끔 불이 켜져 있었다는 주민들의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들의 흔적은 찾을 수 없을 만큼 조용했다.

시온교회 인근 화곡3동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은 "주말에는 500명 이상이 왔다갔다 해서 정신이 없었다. 최근에 문을 닫은 이후에는 한동안 조용했다. 직접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행정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방지를 위해 '행정조사 기본법' 및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신천지예수교 관련 필요 정보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 측이 제출한 신도명단이나 각종 시설에 대한 정보가 허위이거나 누락되는 등 부정확한 것으로 계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효과적인 방역활동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신천지는 처음 신도명단만 제출했다가 나중에야 교육생 명단을 제출했다. 또 제출한 명단 중 116명은 소재가 불명확해 아직도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천지교 관련 시설도 당초 170개를 제출받았지만 시민제보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된 곳만 50곳이 넘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천지교 바돌로메지파 신천지교 관계자가 신천지 관련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들어서는 서울시 공무원들을 안내하고 있다. 2020.03.1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천지교 바돌로메지파 신천지교 관계자가 신천지 관련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들어서는 서울시 공무원들을 안내하고 있다. 2020.03.17.  [email protected]

서울시는 이날 오후 1시56분 서울시 문화본부와 민생사법경찰단 소속 공무원 20명을 행정조사에 투입했다.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행정조사기본법 및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금일 오후 2시부터 조사 완료 시까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자 하니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시온교회 정문을 통해 들어가려 했지만 정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시간이 지체됐다. 시온교회 관계자가 내부에서 정문을 작동시키려 했지만 외부에 있는 지문인식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시온교회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이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문이다. 발로 찬 흔적도 있다. 그래서 작동을 안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 인원에 대한 코로나19 전수조사 결과 확진자가 한명도 안 나왔다. 협조를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울시 행정조사 인력은 시온교회 좌측의 또다른 출입구를 통해 오후 2시10분에 진입했다. 이후 강서구보건소 방역인력 7명과 신천지교인 10명이 함께 들어갔다. 다만 신천지교의 협조를 받지 못한 인원의 경우 출입통제를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천지교 개인 시설이어서 서울시가 강제로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서울시 행정조사 역시 신천지교 협조를 통해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에 투입된 서울시 행정조사 인력은 교회 진입 후 1층부터 순차적으로 조사에 나섰다. 캐비넷에 보관된 서류를 포함해, 디지털 포렌식 팀도 함께 투입돼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에 대한 포렌식 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는데도 신천지 관련 위장시설 등에서 비밀리에 집회를 연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시는 신천지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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