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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로나 백신개발 '희망고문'부터 극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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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3-20 10:18:38  |  수정 2020-03-20 10: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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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아, 주가 오른 거 봤어요? 저희도 저렇게 발표하고 싶어요. 차마 못 하겠는 거죠.”

코로나19 치료제 물질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후 상한가를 친 한 제약기업을 본, 다른 제약기업 IR 담당자의 푸념이다.

제약업계에서 화자되는 케케묵은 공식 중엔 ‘신약개발 10년, 1조’라는 말이 있다. 10년의 시간 동안 1조원을 투자해도 하나의 신약이 나올까말까 한다는 의미에서 생긴 말이다.

처음엔 괜찮은 약이 될 것 같은 유망한 후보물질을 수없이 탐색해 발굴한다. 동물 대상 전임상을 거친 후 인체 대상 임상 1상, 2상, 3상을 한다. 수년 동안 엄청난 투자금을 쏟아부어도 신약 성공률은 고작 10% 안팎이다.

미국에서 신약 개발에 걸린 평균 기간이 12.5년(2018년 기준)이다. 전년보다 6개월이나 늘었다는 아이큐비아(IQVIA) 분석 결과를 보면, 개발 과정은 더 험난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공률도 11.4%로 전년보다 낮아졌다.

그런데 요즘 코로나19 관련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너무 쉽게 그 가능성이 부풀려진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물리칠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일말의 가능성만 있다고 해도 기대감이 쏟아진다.

일부 회사는 이런 황금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인 비트로(in vitro·시험관 내 시험)에서 확인한 효과로 가능성을 발표한다. 말 그대로 시험관 안에서 검체에 약물을 투여하는 인 비트로는 약물의 입증 근거가 못된다. 어떤 약물이 코로나19에 대한 유효성·안전성의 근거를 가지려면 동물실험과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서 가능하다.

근거가 빈약함을 알면서도 기업들이 파격적으로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주가 폭락 상황에서, 어떻게든 반등 기회를 잡으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바이오는 작년과 올해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임상시험 실패 소식은 쏟아지는데, 해당 기업들은 결과를 왜곡해 발표하거나 난감한 핑계를 댔다. ‘못 믿을 바이오’란 말도 생겼다. 코로나19라는 미지의 영역에서 대중에 섣부른 희망고문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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