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검사물량 제한있다지만…美입국자 전수검사해도 1만건 여유있다

등록 2020.03.26 05: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주간 평균 검사량 9188건…하루 최대치는 2만건

최근 3일간 미국서 2260명, 유럽서 1457명 입국

'위험도' 본다지만 미국발 입국이 유럽보다 많아

잠복기 14일 고려하면 검역서 걸려내기 어려워

"美·유럽 등 지역에 따라 대응 다를 이유는 없어"

[인천공항=뉴시스] 전진환 기자 =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한 시설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줄 지어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오전 0시부터 유럽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2020.03.24. amin2@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전진환 기자 =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한 시설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줄 지어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오전 0시부터 유럽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2020.03.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 전수조사를 실시하기엔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총량에 제한이 있다고 했지만 하루 최대 가능한 검사량 중 절반 정도만 실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유럽과 미국 모두 확진환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대륙별로 구분해서 검역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까지 지난 일주일간 실시된 하루 평균 코로나19 검사량은 9188건이다. 19일 1만1819건, 20일 1만19건, 21일 1만666건, 22일 5435건, 23일 7168건, 24일 8734건, 25일 1만476건 등이다.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실시 가능한 코로나19 검사량은 약 1만5000건에서 최대 2만건 정도다. 하루 최대 검사 물량 2만건을 기준으로 하면 최근 일주일 간 50% 정도만 검사가 진행된 셈이다.

정부는 오는 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는 코로나19 전수 진단검사를 하고 무증상자는 자가격리를 한 뒤 증상이 나타날 때만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증상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는 유럽발 입국자와는 다른 조치다.

이러한 이유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검사 총량의 여력을 고려해야 된다. 미국 입국자가 아니라 요양병원 전수조사가 필요하지 않느냐 등의 건의들에 대해서도 총량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정부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최근 3일간 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는 하루 평균 2260여명이다. 같은 기간 유럽발 입국자는 1457명이다. 하루 평균 검사 총량이 1만건이라고 해도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 전수조사 시 1만4000여건으로 늘어난다. 하루 최대 검사량에서 6000건 정도는 여유가 있다. 여기에 대구 지역에서 실시하는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 전수조사도 마무리된 상태다.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위험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유럽에 비해 미국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정도가 덜하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25일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5만3268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탈리아(6만9170명)보다 적을 뿐 스페인(3만6673명), 독일(3만2986명), 프랑스(2만2302명)보다 많다. 게다가 유럽에 비해 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가 약 1.5배 더 많다. 입국자가 많을수록 감염원 유입 가능성은 더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대륙별 검역 과정이 달라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엄중식 가천대학교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이든 유럽이든 특정 지역에 따라 대응을 다르게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초기에도 전파력이 높아 무증상자라고 할지라도 확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미 방역당국도 국내 확진환자 중 약 20%가 무증상 감염자라고 밝힌 상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가 14일인데 검역대를 딱 통과할 때 열이 나서 잡히기는 쉽지 않다"며 "빈틈이 집단유행의 단초가 돼왔다. 효율성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2주간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한 만큼 해외입국자에 대한 조치도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해외입국자는 종교나 유흥시설 제한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입국에서 걸러 내 치료든 격리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검역이 제일 핵심이라고 한 만큼 검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중식 교수는 "미국이든 유럽이든 입국자들은 다 2주 이상 격리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격리 중 증상이 있거나 격리해제 시점에 확진 검사를 하는 정도로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