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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로 뻗는 'K-시큐리티'…"기술력으로 승부"

등록 2024.05.06 12:00:00수정 2024.05.06 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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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실리콘밸리' 뿐만 아니라 중동·동남아시아서 잇단 낭보

美기업들과 경쟁해 기술력으로 사업 수주…'K-보안' 호감은 '덤'

정부도 육성 정책으로 글로벌 성장 독려…민관 '원팀'으로 해외진출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내 정보보호 전문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안랩, 파수, 지니언스, 파이오링크, 시큐브 등 기존 주력기업들은 물론 스틸리언 등 신생기업들도 너도나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일본 뿐만 아니라 최근엔 '제2의 건설 붐'으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동, 그리고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K-보안'의 기술력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실제 사우디 국책투자기관이 보안업체 중 제1호 투자기업으로 낙점한 것도, 인도네시아 멀티 파이낸스(Multi Finance) 분야 1위 기업이 우리나라 보안기업이다.

'제2중동 붐' K-시큐리티 진출 잇따라…안랩·지니언스 등 성과 속속

K-보안 글로벌 전략에서 빠트릴 수 없는 요충지가 바로 중동과 동남아시아다.

국내 통합 보안기업인 안랩은 사우디아라비아 SITE(Saudi Information Technology Company)와 사이버 보안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SITE는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 Public Investment Fund)이 전액 출자한 사이버 보안·클라우드 분야 기업이다.
 
합작법인은 사우디아라비아 내 공공기관·기업에 안랩 보안 솔루션·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향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까지 공동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내부 정보유출 방지 시스템 전문기업인 파수도 그간 다양한 파트너십 체결과 고객 유치 사례를 발판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중동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 최대 로펌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국의 유명 로펌 A사,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탈인 B사 등과 잇달아 '파수 엔터프라이즈 디알엠(Fasoo Enterprise DRM)'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글로벌 에너지·엔지니어링 기업인 S사에도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네트워크 보안기업인 지니언스는 지난해 글로벌 고객 100곳 돌파에 성공했으며, 특히 중동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니언스의 중동 지역 신규 고객은 2022년 2곳에 그쳤으나, 지난해 17곳으로 대폭 성장했다. 중동  지역 누적 고객은 40개를 넘어섰으며, 전체 글로벌 고객 수의 38%를 점유하며 최다 수출처로 급부상했다.

이메일 보안에 특화된 시큐레터도 지난 2022년에 사우디 국책투자기관(RVC)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아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시큐레터는 지난해에도 사우디 투자부(MISA)와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중동에서 연이어 성과를 냈다.

천재해커 박찬암이 이끄는 스틸리언은 인도네시아에서 낭보를 전했다. 스틸리언은 인도네시아 금융기업 아디라 파이낸스(Adira Finance)에 모바일 앱 보안 통합 솔루션 '앱수트 프리미엄'을 공급하게 됐다. 아디라파이낸스는 자동차 금융·리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기업이다.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유럽이나 미국 보안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고, 국내 보안 기업들은 이들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전적으로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기술력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日 보안 시장에서도 K-보안 경쟁력 입증…파이오링크·소프트캠프 사업 '순항'

일본은 현재 우리 보안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또 성과를 내고 있는 시장이다.

현지 시장 상황도 양호한 편이다. IDC재팬에 따르면 일본 보안시장 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1조엔(약 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보안 수요가 확대되면서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7.2%을 기록, 1조2488억엔(약 11조1194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파이오링크는 일본 수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5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파이오링크는 국내 최초로 애플리케이션 전송 컨트롤러(ADC)를 국산화해 수입품을 대체하고, 수출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 내에 클라우드 기술과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모델이 확산됨에 따라 이를 적용한 유·무선 네크워크 보안 '티프론트'를 공급 중이다.

파이오링크는 티프론트로 현지 4만여 고객사를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1966년에 설립된 시스템 개발·IT솔루션 전문 기업 일본시스템웨어와 반도체 제품 제조·판매 업체인 에이블릭(구 세이코 인스트루먼츠 세미컨덕터) 그리고 샤프 등이 고객사다.

라온시큐어는 FIDO(생체인증) 기반 사설 인증 플랫폼 '터치앤 원패스'로 일본 금융·핀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가 약 410만명을 넘어섰는데, 팬데믹으로 일본 시장 내 비대면 거래가 가속화 되면서 금융기관과 핀테크 분야, 공공기관들의 클라우드 이용률이 급증한 덕분에 구독형 생체인증 서비스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9월에는 넷무브와 업무협약을 맺고 다요소 인증(MFA) 플랫폼과 FIDO2 관련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넷무브는 글로벌 금융그룹 SBI그룹 계열사 스미신 SBI네트은행의 100% 자회사로 결제대행서비스, 정보네트워크 시스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일본 금융권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지난 2017년 일본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현지 교육 시장, 공공·지차체, 시스템통합(SI) 분야에 전문 유통 조직을 보유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최근엔 제로트러스트 보안 원격 접속 서비스(실드게이트)를 일본 야마나시현의 교육위원회 학교 업무시스템에 공급했다. 실드게이트는 사내 시스템에 접근하는 모든 사용자를 검증하고 접속 형태를 분석해 사내 업무 시스템을 보호하는 통합 보안 솔루션이다. 무엇보다 이번 수주는 글로벌 제로트러스트 보안회사와 경합해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잉카인터넷은 게임 보안 솔루션 '엔프로텍트 게임가드'와 '엔프로텍트 앱가드'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엔프로텍트 게임가드는 전세계 330여 고객을 확보했으며, 엔프로텍트 앱가드는 지난해 국내 월평균 앱 사용자 실행 수 4억회, 일본 월평균 앱 사용자 실행 수 5억회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글로벌…클라우드형 제품 전략상품으로 내세워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던 한싹은 구독형 보안 서비스(SECaaS)를 전략상품으로 내세운다.

우선 일본, 중국 등 IT 인프라가 갖춰진 아시아 국가와 미국 시장을 정조준한다. 또 한싹의 제품은 설계단계부터 다국어 지원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동남아·중남미까지 시장 확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미국, 일본 법인을 청산해야 했던 시큐브는 올해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홍기융 시큐브 회장은 "일본, 미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K-보안 글로벌로 보내자"…민관 '원팀'구성하는 정부

정부도 육성 정책을 통해 K-보안의 글로벌 확산에 화력을 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보호 핵심원천기술개발, 사이버보안 선도기술개발, 제로트러스트 신보안체계 실증 등 정보보호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또 올해 총 400억원 규모의 사이버보안 모태펀드를 조성해 국내 보안 기업들의 성장·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K-시큐리티 글로벌 웨비나'를 통해 해외 진출에 필요한 주요 거점별 정보보호 사업 추진현황, 현지 특성·주요 이슈사항 등을 공유했다. 아울러 글로벌 사업 수주를 위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시큐리티 원팀 코리아' 전략 모델을 마련해 K-보안모델의 수출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도 해외 진출 전 과정 맞춤형 지원 활동을 전개한다. 해외 마케팅, 시장전략 컨설팅, 제품 현지화, 해외 주요 인증 취득 등 수출에 필요한 제반 소요비용을 지원하고, 가트너 등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KISIA는 일본 시장 진출 선후배 기업간 동반진출 협의체를 운영해 전략공유 회의, 한일 웨비나, 일본 네트워킹 행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정보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강화와 함께 전세계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정보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보보호 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마켓리서치퓨처는 2030년까지 전세계 사이버 보안시장이 연평균 14.5% 성장해 약 3902억 달러 규모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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