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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86명…"용인 66번 환자 다수전파 아냐"(종합)

등록 2020.05.11 17: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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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명 중 30명은 확진 당시 무증상…2차 감염 사례 39%

"5월2~6일 연 클럽 多…잠복기 끝나는 13일까지 환자↑"

용인시 66번째 환자 증상발현 이전 2주간 확진자 없어

"소수, 클럽서 증폭…1~2명으로 감염됐다 보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서울 소재 클럽, 감성주점 등 유흥업소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집합금지 명령 해제는 향후 별도 명령시까지 이어진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에 붙어있는 휴업 안내문. 2020.05.0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서울 소재 클럽, 감성주점 등 유흥업소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집합금지 명령 해제는 향후 별도 명령시까지 이어진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에 붙어있는 휴업 안내문. 20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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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기자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첫 환자 신고 5일 만인 11일 86명으로 늘었다.

클럽 방문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 동료 등 접촉자 중 '2차 감염' 사례가 23명 확인된 가운데 아직 접촉자의 접촉자가 확진된 '3차 감염'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중 30명은 확진 당시 무증상이었으나 잠복기를 고려하면 7일부터 13일 사이 발병하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염력이 증상 발현 전후로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특성을 고려했을 때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12일이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1일 오전 0시부터 낮 12시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14명 추가로 확인돼 누적 환자가 86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전 0시부터 자정까지 확인된 신규 환자 35명 중 국내 지역사회 발생은 29명인데 이들은 모두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다. 클럽을 방문한 사람이 20명이며 9명은 확진자의 접촉자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이태원 클럽 방문이 63명,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가 23명이다. 다만 접촉자의 접촉자가 감염된 '3차 감염'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1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21명, 인천 7명 등 수도권 확진자가 79명이다. 이외에도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 등 전국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들이 보고됐다.

86명 중 78명은 남성이었고 여성은 8명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58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18명, 40대와 50대 각각 3명, 60대 이상 1명 등이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령 환자 가운데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손자와 접촉한 80대 할머니가 포함됐다.

전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의 34.9%인 30명은 확진 판정을 받을 당시 무증상이었다. 이를 지역사회에서 2차로 감염된 23명으로 좁히면 무증상자가 9명으로 39.1%였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지난 7일부터 13일 사이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는 확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클럽 등 이태원 일대 유흥시설들이 연휴 기간 중 5월2일부터 6일 사이 대부분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통상 코로나19는 감염 이후 5~7일 이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전염력이 증상 발현 직전부터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연구진이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된 77쌍의 검체를 통해 감염력을 조사했더니 전파는 증상이 나타나기 2,3일 전부터 시작돼 증상 발현 직전인 0.7일 전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 발현일이 13일이라고 보면 늦어도 12일 전에는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2차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번 집단감염은 젊은 연령에서 노출이 많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반면에,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어 지역사회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태원 유흥시설을 방문하신 분들께서는 이번 주 오늘(11일), 내일(12일) 특히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서울시가 확보한 이태원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전화 통화가 된 사람은 2405명이며 실제 검사를 받은 사람은 2456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접촉자 등을 포함하면 서울에서만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3077건의 진단 검사가 이뤄졌다. 외국인은 100여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유흥시설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의 우려가 커졌지만 확산을 차단하고 축소하는 노력은 신속한 신고와 진단검사, 또 확진자에 대한 치료, 접촉자 격리 등 코로나19 방역의 기본수칙을 지키는 것"이라며 "바이러스 전파가 주로 일어났을 시간대인 4월24일부터 5월6일 이태원 유흥시설을 방문하신 분은 누구나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주시고 지자체 조치에 책임 있게 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태원 클럽 방문 확진자들을 중심으로 한 감염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처음 확인된 용인시 66번째 확진자(29)의 경우 클럽 방문 이전 2주간 동선상에서 추가로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보고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가운데 증상 발현일이 가장 빠른 날짜도 66번째 확진자와 같은 5월2일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무증상 감염자들도 있기 때문에 언제 노출이 됐는지 좀더 면밀하게 역학 분석을 해봐야 될 것 같다"면서도 "현재는 (증상 발현일이) 더 앞선 선행 환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환자분의 5월2일 이전 2주간의 동선을 파악해서 그 지점에서의 노출력은 지금 계속 조사를 하고 있다"며 "특별하게 이분이 노출, 접촉했던 분 중에서의 양성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단 방역당국은 용인시 66번째 확진자 등 특정 한두사람이 다수에게 전파했을 가능성보다 소수 집단이 감염된 상태에서 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 등 유흥시설을 찾으면서 확진자가 증폭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휴 기간 클럽 방문자가 많았던 날은 5월2일과 5월5일로 파악됐는데, 방대본은 2일 감염원에 노출된 사람들이 5일 전파시켰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 본부장은 "어느 정도 커뮤니티 내에서의 감염이 소수에 있었고 연휴 동안 문을 닫았다가 다시 오픈한 클럽이라는 것(공간)을 통해 약간 증폭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감염원들이 초기에 있었는지는 아직 특정화하기 어렵지만 1~2명으로 인해서 이 많은 사람들이 다 감염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마 2일에 노출돼서 감염되신 분이 5일에 가서 전파시켰을 가능성들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잠복기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확진자 간에 전파 고리나 전염에 대한 관계를 좀 더 분석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 지금은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이 집단 내에서는 지속적인 감염 전파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이나 유럽, 미국 등 다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확진자들의 바이러스와 이번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들의 바이러스를 비교해 해외 유입 가능성까지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다.

정 본부장은 "처음 발병하신 분과 방문한 시설이 다른 분들에 대해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염기서열 분석을 현재 시작해서 진행하고 있다. 염기서열 바이러스 분석 결과를 가지고 바이러스가 어느 유행하고 좀 근접성이 있는지 부분들은 분석해볼 계획"이라면서도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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