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수도권 신축 아파트값, 역대 최고 경신
수도권 신축, 최근 2년6개월 새 13.5% ↑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 약 2배 수준
광교·위례 등 신도시 신축서 실거래 급등
"똘똘한 한 채 수요 신축 유입…인기 지속"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email protected]
곳곳에서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신축 아파트들이 출현 중인 가운데, 정비사업 지연에 따른 신축 아파트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신축 강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에 지은 지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일 113.5로, 관련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17년 12월 첫째 주를 기준(100)으로 삼아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가격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매주 작성하는 지표다. 다시 말해 수도권 신축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2년6개월 동안 13.5%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7.3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3.3㎡당 1억원 아파트'가 출현하면서, 신축 아파트 강세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흐름으로 굳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해 9월 23억9800만원에 매매돼 3.3㎡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반포동 개포동 등의 저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초고가 펜트하우스(삼성동 아이파크)를 제외하면 3.3㎡당 1억원에 거래된 것은 이 아파트가 처음이었다.
신축 아파트값의 강세는 서울보다 경기·인천 지역에서 거세다.
서울 신축 아파트값은 최근 2년6개월간 5.3% 오른 반면, 경기도는 16.7% 올랐고 인천은 1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수도권 지역에서 신축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지역 신축 아파트 중에서는 수십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지난 2019년에 준공한 광교신도시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129㎡는 지난달 15일 21억원에 거래됐다.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광교 아파트 중에서 2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급격한 상승 이후 급락을 경험 중인 과천시의 경우도 지난 4월 별양동 래미안센트럴스위트 전용 84㎡가 17억5000만원에 손 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같은 면적이 14억3500만원에 실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0개월여 만에 3억원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지난 2018년 준공한 이 단지는 주변 아파트값이 급격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서도 나 홀로 상승세다. 웬만한 경기 지역 신축 아파트값이 10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지난 2017년 입주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 더샵퍼스트파크'(14블록) 전용 108㎡가 작년 말 1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실거래가가 9억원대로 떨어졌지만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큰 것이 이례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더 심화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영향으로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더욱 심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축 아파트는 기존의 오래된 아파트에 비해 평면이 다양하고, 커뮤니티 시설 등을 잘 갖춰 주거환경이 쾌적한 덕분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보유세 부담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기를 경험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기도 한다.
반면 최근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은 지체되는 분위기 속에서 신축 아파트 공급이 희소해 매매가격을 높이고 있다.
신축 아파트는 임대시장에서도 세입자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더 쉬워 투자 수요도 몰리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수요자들이 신축을 선호하는 성향이 큰 데다, 최근 서울 인근 지역은 '똘똘한 한 채'를 확보하기 위한 신축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면서 "서울 지역 정비사업의 시계는 여전히 나쁘고, 수도권 아파트 공급물량은 연말부터 줄어들 것으로 보여 신축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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