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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남전단 살포에 청년·학생 강제동원 조짐…내부결속 의도

등록 2020.06.20 09: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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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내매체, 청년층 대남 규탄 발언 소개

대학 교수도 대남전단 살포 참여 독려 발언

[서울=뉴시스] 19일 김철주사범대학에서 탈북민 비난 모임이 열렸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서울=뉴시스] 19일 김철주사범대학에서 탈북민 비난 모임이 열렸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대남전단 살포에 청년층과 학생들을 강제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매체들은 학생들과 교수들의 인터뷰 내용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살포 행위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북한 대내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심장의 외침-전연지대(전방지대)로 가자'란 기사에서 "전 전선에서 대남삐라살포에 유리한 지역(구역)들을 개방하고 우리 인민들의 대남삐라살포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 소식이 당보에 실린 그날부터 며칠이 지났다"며 "이 땅은 보복행동의 시각만을 기다리는 수백만 청년전위들의 심장의 열기로 세차게 끓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이날 대남전단 살포에 참여하겠다는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기계과학기술학부 학생 정효영씨는 "지금 나의 가슴은 한시바삐 가증스러운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의 낯짝에 삐라소나기를 퍼부을 일념으로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전자공학부 학생 천위성씨는 "지금 저의 귓전에는 초소의 전우들의 부름소리가 막 들려오는 것만 같다"며 "이제 전연지대가 개방되기만 하면 저는 앞장서 달려갈 것이며 그 길에서 제대병사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기공학부 학생 최미령씨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방송과 삐라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할 데 대해 명기된 판문점선언을 난폭하게 위반한 자들,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반공화국삐라살포를 못 본체 방치해둔 자들에게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는 것이 청년대학생들의 한결같은 의지"라고 발언했다.

대학교수들도 학생 선동에 동참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학부장 신재영씨는 "대학 안의 전체 교직원, 학생들은 남조선당국과 반역자무리들에 대한 보복으로 우리 당과 정부가 취하고 있는 모든 조치들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배신자들과 인간쓰레기들을 매장해버리기 위한 투쟁의 앞장에서 온갖 불의를 무자비하게 짓부셔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 강좌장 박희철씨는 "법률전문가로서 한마디 한다면 법률원칙상 특급범죄에는 시효가 없다"며 "우리 인민이 가장 신성시하는 정신적 핵을 건드린 특급범죄행위는 반드시 철저히 결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전단 살포 행사를 대중 동원을 통한 내부 결속에 활용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각종 남한 매체에 노출되고 있는 북한 청년층을 강제 동원해 교육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 제기를 미연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에서도 이 같은 의도가 엿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논설에서 "지금 제국주의자들은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을 퍼뜨려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허물어보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회주의를 생명으로, 생활로 간직하고 민족성을 철저히 구현해나가는 우리 인민에게는 적들의 책동이 절대로 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전단 살포를 백두산 성지순례와 유사한 주민 동원 행사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배경과 남북관계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혁명전적지를 찾은 이후 당 간부와 각급 기관과 단체 구성원들의 백두산 성지순례가 이어진 바 있다"며 "북한이 남북관계 악화 국면에서 당시와 같은 백두산 순례 열풍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킬지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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