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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방제기술·어촌 협업"…해양환경공단, 빈틈없는 해양오염 방제 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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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13 06:00:00
기름 확산 경로·피해 실시간 예측 '스마트 기술' 도입
해양오염 초동 방제 강화…지역 전문가 어촌계 '맞손'
박승기 "스마트 방제기술 도입으로 방제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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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해양환경공단의 방제훈련 모습.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1995년 7월23일. 한반도에 상륙한 대형급 태풍 '페이'는 국내 최대 해양오염사고를 일으켰다. 이날 오후 4시 전남 여천군 남면 소리도 해상을 운항 중이던 14만t급 초대형 유조선 씨프린스호는 중심기압 965hPa, 중심부근 최대풍속 초속 33m의 태풍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침몰했다.

화재로 선체가 크게 파손되면서 '검은 대재앙'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벙커C유 14만t을 실은 씨프린스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광양만 일대와 다도해 국립공원 해상은 순식간에 시커멓게 변해 버렸다.

남서풍과 조류를 탄 기름띠는 남해안을 초토화시킨 뒤 울산과 포항으로까지 퍼졌다. 조류를 타고 급격히 확산한 기름띠는 양식장 밀집 지역인 경남 남해와 앵강만과 전남 고흥 가막 일대를 순식간에 덮쳤다. 이동이 쉽지 않은 양식장의 특성상 어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2차 피해인 해양생태계 파괴는 말할 것도 없었다.

씨프린스호는 태풍주의보를 무시한 채 하역작업을 계속하다 피항할 기회를 놓친 인재(人災)였다. 또 미숙한 초동 대처가 피해를 더욱 키웠다.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나서야 대책본부가 구성됐고, 당시 전문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싱가포르에서 공수한 수송기로 유화제를 살포해야 했다. 해양오염 사고 초동 대처의 후진성과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씨프린스호 사고는 방심과 안전 불감증이 낳은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로 기록됐다. 해양오염사고의 예방과 신속한 대응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겼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시프린스호 같은 검은 대재앙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해양오염 방제 시스템이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최첨단 방제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역주민 참여로 빈틈없는 해양오염 방제 시스템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KOEM·이사장 박승기)은 해양환경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조성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해양환경 전문 공공기관이다. 지난 2008년 1월21일 출범한 공단은 국가 해양환경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해양환경 보전 및 개선 ▲해양오염 방제 ▲교육·연구 ▲국제협력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전신인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에서부터 시작된 22년간의 해양오염 방제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춘 재난관리 책임기관이다. 해양오염 사고로부터 국가 해양안전을 지키기 위해 방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공단의 해양오염사고 방제 대응 시스템의 두 축은 '스마트 방제'와 '어촌계 협업'이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축적한 방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신의 방제 기술과 긴밀한 어촌계 협업을 통해 빈틈없는 방제 대응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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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해양환경공단 전경
◇해양오염 방제에 스마트 기술 접목…'스마트 방제' 역량 확보

공단은 최첨단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방제 대응 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단은 올해 ▲OSP 시스템 ▲TRS 전국통신 ▲종이 없는 방제 계약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스마트 방제 대응기술을 통해 신속한 방제 시스템을 갖춰 해양오염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OSP 시스템'(Oil Spill Prediction System·유출유 확산 예측 시스템)은 유출유 확산 경로 및 피해 정도 등을 실시간으로 예측해 체계적인 방제 대응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해상에서 기름유출이 발생하면 해당 좌표, 유종 등의 초기정보를 입력하면 시간대별 유출유의 이동·확산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

또 주변에 위치한 양식장, 해수욕장 등의 현황과 피해 등도 분석한다. 과학적인 피해 예측을 통해 방제세력 배치, 오일펜스 설치 및 유회수기 투입 등 합리적인 방제 조치를 실행할 수 있다.

'TRS 전국통신'은 전국 LTE 디지털 재난통신망을 이용해 전국 단위의 단일 지휘가 가능한 최첨단 시스템이다. 선박 및 인력 등 방제세력의 실시간 위치 확인 및 사진과 동영상 전송 등을 통한 현장 상황공유가 가능하다. 또 중·대규모 해양오염사고 발생 시 현장 상황 파악을 위한 방제세력 간의 실시간 의사소통과 일원화된 지휘통신체계를 갖출 수 있다.

공단은 올해 안으로 보유·운영 중인 선박·본사 상황실·수상항공기 등에 총 79대의 TRS 통신 기기를 보급하고, 해양오염사고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속한 방제 대응 및 고객 편의성 강화를 위해 종이 없는 방제 계약제도를 도입했다.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르면 해양오염 발생원인 당사자는 방제 조치 의무와 비용 부담을 책임져야 한다.

해양오염사고 발생 시 공단은 신속하게 방제대응 조치를 실시하고,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라 해양오염을 일으킨 당사자와 방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긴박한 현장 특성상 종이 계약서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시·공간적 제약이 발생함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방제 계약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방제 고객의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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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해양오염대응 사각지대 해소"…초동 방제 '어촌계'와 협업

해상에 기름이 유출될 경우 조류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하기 때문에 초동 방제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제 선박이나 기자재 등 국가 방제세력은 중·대규모 해양오염사고 발생에 대비해 주요 항만 및 기름저장시설 인근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거리 및 도서지역은 해양오염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비록 사고 위험도와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해양오염은 어장과 양식장 등의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에 어업인의 삶의 터전을 보호할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공단은 이러한 여건을 감안해 어촌계와 민간자원 동원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교육 훈련과 방제 기자재 배치 등 해양오염대응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간자원 동원협약은 해양오염사고 발생 시 어촌계의 자율적인 초동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 및 인력 동원 등에 관한 사항을 사전 협약하는 제도다. 공단은 지난해 원거리 및 도서지역에 위치한 22개 어촌계와 동원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6개 어촌계와 추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어촌계가 인접한 해역에서 오염사고가 발생할 경우 어촌계는 현지 어선을 방제자원으로 활용해 신속하게 자율적인 초동대응에 나서고, 공단 등 전문방제세력이 도착할 때까지 확산방지에 주력하는 협업체계다.

방제작업이 끝나면 사전 협의한 방제비용을 지급해 어민들의 생계유지를 지원한다. 또 방제 대응 교육 훈련을 실시해 초동방제능력을 배양하는 등 해양오염사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단은 어촌계의 자율적 초동 방제 조치에 필요한 방제 기자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전국 총 53개 어촌계 방제대응센터를 운영 중이다. 센터에는 '오일펜스'와 '유흡착재' 등이 보관돼 있다. 어촌계 방제대응센터는 지난 2014년 최초 설치된 이후 지난해까지 총 18건의 어촌계 인근 해양오염사고에서 활약했다.

어촌계 방제대응센터의 관리 역시 어촌계 주민과 협력해 운영된다. 공단은 올해부터 어촌계 현장방제대원을 임명하고, 기자재의 점검관리 및 안전조치 등을 합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어촌계 주민의 참여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어촌계 방제대응센터가 없는 지역에는 긴급 방제함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공단은 여수 우두리 물량장에 해양오염사고 신속 대응을 위한 긴급 방제함을 설치했다. 이는 겨울철 폭설과 한파에 대비해 설치한 제설함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긴급 방제함에 펜스형 유흡착재, 1회용 방제복, 안전모 등을 비치했다. 해양오염사고 발생 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공단은 올해 4개 지역에 긴급 방제함을 시범운영하고, 추후 활용도에 따라 설치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스마트한 방제기술 도입을 통해 공단 방제대응역량을 강화하고, 긴밀한 어촌계 협업을 통해 빈틈없는 방제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깨끗하고 안전한 해양환경 조성으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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