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부 공급확대 대책에 쏠리는 눈…“집값 안정화 성패 달려"

등록 2020.07.14 06:05: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다주택자·법인 매도 통한 공급으로는 한계 지적

세 부담 회피 증여·세입자에 부담 전가 등도 우려

전문가 "실질적 공급확대 여부, 가격 안정화 관건"

정부, 그린벨트 해제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

"도심 고밀 개발, 3기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 검토"

정부 공급확대 대책에 쏠리는 눈…“집값 안정화 성패 달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법인 세제 강화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된 반면 주택시장 안정의 한 축인 공급 대책이 빠져 '반쪽짜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부랴부랴 준비에 나선 공급 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에 대해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 부담을 대폭높인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리해서 두 채 이상 집을 산 투자자는 매도시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만큼 내년 6월1일(양도소득세 인상 유예)까지 시간을 두고 처분 매물이 속속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다주택자의 매도를 통한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안타증권 김기룡 연구원은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다양한 세제 강화로 일정 수준의 매물 출회가 예상되지만 이를 통한 가격 안정화 수준까지의 효과는 미지수"라며 "실질적인 공급 확대 여부가 가격 안정화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증여를 택하거나 다주택자들이 세입자에게 임대가격을 전가시키는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7·10 대책의 온전한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임대차 시장 불안은 지금 당장 나타날 수 있는 반면 공급 대책의 효력 발휘까지는 최소 3~4년이 소요돼 전세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효과적인 단기 공급대책과 막대한 유동성을 흡수할 적절한 대안 상품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한다면 상반기 보였던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도 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긴급 보고를 받은 뒤 공급 물량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정부가 상당한 주택 물량을 공급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발굴'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도심 내 대규모 공급이 그만큼 어려운 난제라는 것을 반증한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부동산 보완대책 추진방안 등에 대한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결과 발표를 마친후 나서고 있다. 2020.07.1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부동산 보완대책 추진방안 등에 대한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결과 발표를 마친후 나서고 있다. 2020.07.10. [email protected]


실제로 서울 지역 주택공급 문제는 수년 전부터 벽에 부딪힌 상태다. 그린벨트 해제가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한 1순위로 꼽히지만 정부·여당과 서울시 간 이견이 크다. 정부·여당은 이 문제를 검토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지만 서울시와 시민단체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도 숨지기 전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우선 문 대통령 지시 이후 기재부, 국토부, 서울시 등이 참여하는 부총리 주재 주택공급확대 TF를 구성하고 이번 주부터 실무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정부는 13일 "국토부·서울시 간 주택공급 협의체를 실무기획단 내 협의체로 연결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논의를 통해 7·10 대책의 도심고밀 개발, 유휴부지 확보 등의 성과를 도출하고 신속하게 진행상황을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토 가능한 대안'으로는 ▲도심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시주변 유휴부지·도시 내 국가시설 부지 등 신규택지 추가 발굴 ▲공공 재개발·재건축 방식 사업 시 도시규제 완화 통해 청년 및 신혼부부용 공공임대 분양아파트 공급 ▲도심 내 공실 상가 및 오피스 활용 등을 꼽았다. 

정부는 현 시점에서 그린벨트 해제나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10일 "그린벨트 해제 문제는 (공급 대책) 리스트에 올려놓지 않고 있다"며 "도심 고밀도 개발, 용적률 상향 조정, 도심 내 여러 공실 활용 등을 중점적으로 우선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또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그린벨트 해제 문제가 '7·10 부동산 대책' 후속 대책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벨트 해제 문제와 관련) 내부에서도 이견이 좀 있다"고 말했다. 또 "재건축 활성화 부분은 조금 뒤로 밀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