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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아우라M "화장하는 남자가 어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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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13 14:00:00  |  수정 2020-08-13 17: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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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뷰티 유튜버 '아우라M'(32·이상민)은 화장하는 남자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컬러 로션을 썼고, 대학 입학 후 비비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 사춘기 시절 여드름으로 인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화장품에 관심을 가졌다. 물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부모님 몰래 메이크업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화장하는 남자'의 대표가 됐다. "남자가 화장화는 게 어떠냐"면서 "누구나 매력적인 남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처음에 화장했을 때는 부모님이 엄청 뭐라고 했다. 가족들과 같이 사는데 왠지 모르게 화장하는 걸 숨겨야 할 것 같더라. 예전엔 숨어서 화장하곤 했는데, 지금은 부모님이 인정해주고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한다. 처음에 남성들이 화장하면 시선을 많이 받겠지만, 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비비 발랐어?'라고 물었을 때 '선크림 바른 것 뿐'이라고 답하기 보다, 오히려 떳떳하게 얘기하면 주위 사람들도 다르게 반응하지 않을까. 화장하는 건 전혀 창피한 게 아니다."

아우라M은 1세대 뷰티 크리에이터다. 2011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남성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바디 관련 다양한 제품을 리뷰하고 있다. 당시 헬스·뷰티숍 CJ올리브영 등이 없어서 아벤느, 유리아쥬 제품 등을 해외에서 직구해 사용했다. 과거 사진을 보여주며 "여드름이 많이 올라 와 피부 콤플렉스가 있었다. 스스로 개선하고자 여러 제품을 쓰고 시술도 받으면서 혼자 지식을 습득했다"고 털어놨다.

물론 화장하는 남자를 향한 선입견이 강해 악플세례도 받았다. "미대생들이 포트폴리오를 블로그에 올리는 게 유행이었다. 한 학기에 작업을 많이 안 해서 게시물 올릴 게 별로 없었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제품 리뷰 게시물을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다"면서도 "악플이 너무 많아서 '인플루언서 활동을 접을까?' 고민했다. '남자XX가 ~하다'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쪽지로 많이 받았다. '왜 부모님 욕까지 할까?' 싶었다"고 돌아봤다.

최근에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 걸 느끼고 있다. 악플이 달려도 반박하는 이들이 대댓글을 남기며 보호하는 식이다. "질문도 세분화됐다. 과거에는 '스킨, 로션 뭐 사야 하나요?' 등 단순한 질문이었다면, 이제는 '내 피부는 겨울에 건성, 여름엔지성인데, 어떤 제품을 써야 하나요?' 등 깊이있는 질문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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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M은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강조한다. 실제로 봐도 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 "과거 면접, 증명사진 찍을 때 간단하게 비비크림만 발랐다면, 요즘은 일상 속 화장하는 남자들이 많다"며 "난 민트색상의 파운데이션과 컨실러 등으로 홍조를 잡은 뒤 얼굴이 갸름하게 보이도록 쉐딩을 한다. 눈썹을 그리고 아이메이크업도 한다. 10분~15분 정도 밖에 안 걸린다"고 귀띔했다.

2017년 말부터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여성향 콘텐츠를 만드는 남성 뷰티 유튜브들이 많았기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5년 출간한 '맨즈 그루밍' 속 뷰티 이론도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올리고 있다. 특히 GS홈쇼핑 쇼핑호스트로 2년간 활동해 진행 솜씨도 뛰어나다.

"구독자 1명을 초대해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스타일링까지 바꿔 준 적이 있다. 공대 졸업 후 제약회사를 다니는 분이었는데, 꾸미고 싶지만 욕을 먹을까봐 쉽게 시도하지 못하더라. 남자들이 첫 시도를 어려워하는데 깨고 싶었다. 지원자 중 잘생긴 분들도 있었는데 제외했다. 우리 동네 걸어다닐 것 같은 평범한 분을 메이크업 오버했을 때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해당 콘텐츠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분들도 많다."

아모레퍼스픽그룹, CJ올리브영, 라카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했다. 아모레퍼시픽 '메이크 온' 영상 촬영과 함께 '비레디' 뷰티클래스를 진행했다.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 MC로도 활동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에서 남성 전용 파운데이션 ‘레벨 업 파운데이션 포 히어로즈'를 출시했다"며 "기획할 때부터 다양한 의견을 전하고 홍보활동도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남성들을 위한 제품 추천도 잊지 않았다. "색조는 라카 제품을 추천한다. 남자들이 메이크업 하는데 틀을 깬 첫 번째 브랜드다. 남녀 구분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며 "남성 화장품은 질이 안 좋은 경우가 많은데, '씬스틸러 UV 파운데이션'은 제형도 좋고 색상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기초 제품은 DMCK, 클라랑스를 추천한다"면서도 "개인 타입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 사실 난 매일 다른 기초제품을 사용한다. 피부가 건조하거나 여드름이 올라오는 등 매일 피부 특징을 보고 제품을 바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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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M은 자체 브랜드 화장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제품 샘플이 마음이 들지 않아서 테스트를 거듭하고 있다. 향후 중국, 일본 등 해외도 공략해 'K-뷰티' 선구자가 되는 게 꿈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유튜버라고 소개하지 않는다. 10년차 인플루언서 활동하며 플랫폼이 빠르게 바뀌는 걸 느끼고 있다. "블로그 시대가 망하고, 유튜브도 광고판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떠나지 않을까. 최근에는 동영상 제작·공유 앱 '틱톡'이 대세로 떠오르지 않았느냐"면서 "플랫폼을 쫓아가기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뷰티 콘텐츠로 소통하고 싶다"고 바랐다.

"지금보다 더 많은 남자들이 화장할 때 '아우라M이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말을 듣는 게 목표다.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시도해봤으면 한다. 화장은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화장하면 '남자답지 못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몸을 가꾸기 위해 운동하는 것과 비슷하다. 화장하는 남자에서 벗어나 관리하는 남자의 일환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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