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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소 강행에...삼성, '잃어버린 10년' 현실화되나 '깊은 탄식'

등록 2020.09.01 14:12:44수정 2020.09.01 14: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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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출석만 70여차례...4년째 사법리스크에 신음

전례 찾기 힘든 수사에 정상적인 경영 불가 상황 이어져

새 재판 시작되며 향후 5~10년간 경영 정상화 기대 못해

글로벌 불확실성에 사법리스크까지...회복불능 피해 우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은 비상 상황에 놓였다.

지난 2016년 말부터 끊임없이 수사와 재판에 시달려온 삼성은 검찰의 기소로 또다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이 반복될 것이기에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 2017년 3월 구속돼 2018년 2월 석방될 때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기소 결론을 내리면서 이 부회장은 두 건으로 법정에 서야 한다. .

검찰이 이날 기소 결정을 내리게 되면 삼성은 장기간 재판에 매달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사실상 '오너 부재'와 다름 없는 악몽이 재현된 셈이다. 추후 법정에서 무죄가 선고된다고 해도 그 동안 총수의 경영 공백이 생긴 삼성 입장에선 경영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지면서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11월 이후 무려 4년 가까이 ‘사법리스크’에 시달려 왔다.

지금까지 검찰에 10차례나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만 3번 받았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잉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검 기소에 따른 재판은 무려 80차례 열렸고,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한 재판은 1심에서만 53차례를 포함해 총 70여차례에 달했다. 특히 오전에 시작된 재판이 다음날 새벽에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재판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문제 등과 관련한 수사에서도 50여차례의 압수수색과 430여차례의 임직원 소환조사가 진행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최근 4년 반 넘게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했다"며 "검찰이 또다시 비슷한 사안에 대해 기소를 강행하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초 특검 기소에 따른 재판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새로운 재판이 시작돼 앞으로 5년~10년 삼성의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스마트폰 등 삼성의 주력사업 실적은 낙관할 수 없는 처지며, 글로벌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검찰이 삼성바이올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서 출발한 삼성그룹 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관련 수사에 착수한지 약 1년9개월 만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검찰이 삼성바이올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서 출발한 삼성그룹 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관련 수사에 착수한지 약 1년9개월 만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실제로 삼성은 미중 대치 심화, 한일 외교갈등, 중국 IT 기업의 급부상, 치열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선점 경쟁,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력 사업의 실적 감소 등과 함께 이른바 '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초유의 복합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제 정치역학과 산업구조, 무역질서가 일제히 요동치면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조차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성장 전략에 앞서 생존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이처럼 일선 사업의 '험로'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사법리스크에 놓인 처지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기회 선점은 고사하고 자칫 기회 상실로 경쟁 대열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CEO)들이 이어갈 수 있지만, 대규모 시설투자나 인수합병(M&A) 등과 같은 전략적 결정과 글로벌 네트워킹 활동은 총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며 "이 부회장이 주도했던 2018년 180조 원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 133조 원 규모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 방안 등과 같은 굵직한 비전 제시는 이번 일로 당분간 어려울 듯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리게 되면 삼성은 장기간 재판에 매달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며 "무죄가 선고된다고 해도 그 동안 총수의 경영 공백이 생긴 삼성 입장에선 경영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지면서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수사를 끌어오면서도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검찰이 책임 회피를 위해, 정치적인 배경으로 인해 '판결이나 한번 받아보자'는 식으로 기소한 것 같다"면서 "나중에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기업의 피해는 회복 불가능한데,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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