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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원금보장' 뉴딜 펀드…"낮은 수익률, 자금 흡수 어려울듯"

등록 2020.09.03 15: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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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자금 후순위 출자…사실상 원금보장펀드

"시중유동성, 리스크 테이킹 경향…흡수 못해"

"안정성 높지만 수익률 낮아 매력 못 느낄 것"

민간인프라펀드, 5년 수익률 6%대로 낮은 편

"자금 조성 가능하지만 부동산자금일진 몰라"

운용사들, 벌써 조성 박차…하위운용사 관심↑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함께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 관련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0.09.0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함께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 관련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0.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20조원 규모 뉴딜 펀드의 윤곽이 나왔다. 사실상 원금 보장에 가까운 상품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목표수익률이 금리보다 살짝 높은 정도로 시중 유동자금이 쏠릴 수 있겠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늘어나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가 활성화되고 있고, 리스크를 떠안으며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다수를 차지하는데도 안정적이라는 장점만으로 장기간 투자금을 넣어놓을 유인책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일각에서는 시중 부동자금 중 부동산으로 들어갈 자금보다는 예금, 적금이나 현금성 자산 등에서 뉴딜 펀드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커 정부의 정책 취지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3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판 뉴딜 펀드는 ▲정책형 뉴딜펀드 신설 ▲뉴딜 인프라펀드 육성 ▲민간 뉴딜펀드 활성화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정부가 투자 위험을 우선 부담하는 '정책형 뉴딜펀드'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총 20조원 규모로 신설된다. 정책형 뉴딜 펀드는 정부 출자 3조원(연 6000억원), 정책금융기관 4조원(연 8000억원) 출자를 통해 7조원의 모(母)펀드를 조성한다. 여기에 민간금융기관, 국민 등 민간자금 13조원을 매칭해 20조원이 조성되는 방식이다.

펀드 자금의 35%를 차지하는 모펀드는 후순위 출자로 위험 선부담에 나선다. 사실상 손실의 35%를 방어하기 때문에 원금보장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 브리핑에서 "정책형 뉴딜펀드는 사실상 원금보장이 가능하고, 국고채 수익률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원금보장' 뉴딜 펀드…"낮은 수익률, 자금 흡수 어려울듯"

원금보장에 가까운 상품이지만 목표로 하는 수익률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간 인프라 펀드의 경우에도 수익률이 낮되 안정성이 높은 편에 해당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민간에서 운용되는 인프라 펀드의 5년 수익률은 6.51%에 불과하다. 게다가 정부 주도로 투자되는 프로젝트는 사업성이 더 낮을 것으로 예측돼 수익률 또한 부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뉴딜 펀드의 자펀드의 투자대상은 장기간 투자해야 성과가 나올 수 있는 투자처들로 구성됐다. ▲그린 스마트 스쿨, 수소충전소 구축 등 뉴딜 관련 민자사업 ▲디지털사 회간접자본개발(SOC) 안전관리시스템,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 민자사업 외 뉴딜 인프라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등 뉴딜 관련 프로젝트 ▲뉴딜 관련 창업・벤처기업, 중소기업 및 주력 기업 등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동성 장세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더 리스크를 받아들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가진 투자처를 선호한다"며 "또 투자자들은 장기간 기다려야 한다는 점으로 인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어 세제혜택을 더 주는 방식 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관제형 펀드는 계속 있어왔지만 정책 수혜를 받을 때 잠깐 동력을 받았다가 정부가 바뀌거나 동력을 잃게 되는 순간부터 투자자의 관심을 잃어버렸다"며 "앞선 사례들을 보며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로부터 자금이 몰릴 수 있으나 그 자금의 출처가 부동산일지는 알기 어렵다"며 "예금이나 적금과 같은 곳에서 나온 자금으로 정부가 목표로 하는 펀드자금 조성은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 6개 금융협회장은 3일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전 금융권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회의에 참석한 금융협회장들의 모습.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2020.09.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 6개 금융협회장은 3일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전 금융권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회의에 참석한 금융협회장들의 모습.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2020.09.03. [email protected]

한편 새 대규모 펀드의 조성으로 큰 장이 선 만큼 운용업계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뉴딜 정책형 펀드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방식을 활용해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한다.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사 모집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운용사가 직접 조성하는 민간 뉴딜 펀드는 벌써 설정이 진행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주식형 펀드인 '100년기업그린코리아'를 출시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오는 7일 주식형 펀드인 '삼성 뉴딜 코리아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펀드는 정책지원, 세제혜택과 무관한 민간 뉴딜 펀드에 해당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뉴딜 펀드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으로 검토에 나서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수익성이 좋은 사업에 투자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워 당분간 지켜보는 상태"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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