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기부자, 경상대병원 노인성질환 연구성과 드높였다

해외 PCT 출원 및 국내 특허 출원 각 1건 등 지적재산권도 획득

3개팀 논문 4편, SCI급 저널 게재

경상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조민철 교수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병원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뇌졸중과 치매 등 노인성 질환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뇌졸중 및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극복해 "도민 삶의 질 향상에 힘 써달라"며 거액의 연구비를 쾌척한 기부자의 뜻에 따른 것이다.

 2015년 사천 출신 이정자(77)씨가 경상대에 당시 시가 15억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 경상대학교병원에는 현금 20억원 등 모두 35억원 상당을 대학과 병원에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당시 이씨는 병원측에 기탁한 발전기금 20억원 중 10억원은 최근 갈수록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경남지역 사정을 감안해 노인성질환의 연구비로 써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경상대병원은 이 뜻을 따라 총 15개 연구팀이 참여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노인성 여성암 등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를 해 왔다.

그 중 3개팀이 발표한 4편의 논문은 SCI급 저널에 게재되는 성과를 달성했으며 다자간협약(PCT) 및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내분비내과 함종렬 교수팀은 비만이 치매의 발병에 미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함 교수팀은 고지방 식이로 비만을 유발한 쥐에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고, 특히 알츠하이머병에서 보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이 증가됨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비만과 대사증후군이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진단검사의학과 조민철 교수팀은 뇌척수액을 이용해 비타민D 및 비타민D 결합단백질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조 교수팀은 뇌척수액에 존재하는 비타민D 결합단백질을 연구함으로써 뇌수막염의 진단을 위한 새로운 바이오마커로써의 가능성을 최초로 발견했다. 뇌척수액의 비타민D 결합단백질이 알츠하이머의 발병에 미치는 연구도 하고 있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계질환에서 비타민 D의 기전에 대한 조민철 교수연구팀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창원경상대병원 병리과 송대현 교수팀은 고지방식이를 한 쥐의 혈청에서 세포외소포 크기 분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송 교수팀은 세포외소포체양과 죽상경화 정도가 통계학적으로 연관성을 보인다는 것을 규명해 냈다. 혈중 세포외소포체가 죽상경화정도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상대병원이 이처럼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의생명연구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2019년 의생명연구원 주관으로 이정자 연구비 관련 총 3차례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이 진행상황과 결과를 발표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해 연구 활동을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경상대병원 윤철호 병원장은 “기부자의 고귀한 뜻을 저버리지 않고 양질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또 수고해 준 교수들에게 매우 고마운 마음”이라며 “병원은 앞으로도 노인성질환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통해 초고령 사회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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