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4차 추경 뇌관 '통신비' …"통신사 배 불리기" 예결위도 반대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9-17 06:00:00
예결위 "통신서비스 지출 코로나19 영향 크지 않아"
코로나19 확산 이후 통신 서비스 지출 오히려 감소
"휴대폰 이용하지 않는 국민 차별"…예정처도 우려
"통신비 감면 지원 임시센터, 비효율적 운영 우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9.16. (공동취재사진) 2020.09.16.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이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 과정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 내 전문위원마저 해당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통신 서비스 지출은 오히려 감소하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통신비 지원이 이동통신사의 매출 보전으로 이어져 결국 '통신사 배 불리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4차 추경안 편성 논의 과정에서 13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 재택근무 등 비대면 활동 증가로 인한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2007년 12월31일 전에 태어난 만 13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회선에 한해 9월 통신요금 2만원을 감면해 주는 방식이다. 만약 9월 통신요금이 2만원 미만일 경우 감면 총액이 2만원이 될 때까지 다음 달로 이월된다.

정부는 통신비 지원 사업을 통해 총 4640만 명이 통신비를 할인받게 되며 약 9279억6000만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상담 안내 지원 콜센터 운영 및 홍보비 등 통신비 감면지원 임시센터 운영을 위해 필요한 재원 약 9억5000만원도 4차 추경안에 포함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통신비 지급이 '선심성 예산', '생색내기'라고 전면 비판하며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여기에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예결위)마저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간사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4차 추경 심사일정 여야 합의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15. photo@newsis.com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은 16일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 비대면 활동 확대에 따라 통신비 지출 부담이 증가한 경우 통신비 지원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통신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전년 대비 감소해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휴대전화 데이터 사용량은 지난 7월 66만5965테라바이트(TB)로 2019년 7월(51만597TB)과 2018년 7월(37만994TB)보다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지난 1분기와 2분기 통신 서비스 지출은 가구당 각각 11만3000원, 11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1.8% 감소했다.

또 정부의 통신비 지원이 이동통신사의 매출액을 보전하는 효과가 있어 이동통신사의 배를 불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따르면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 등은 이동통신사가 자부담으로 통신비를 감면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저소득층 등 624만 명이 감면 혜택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통신비를 지원하게 되면 정부 재정이 직접적으로 이동통신사에 투입되면서 매출 결손분을 줄여줄 수 있다.

예결위는 "기존 통신요금 감면 대상에 대한 추가적 감면지원금(2만원)의 경우 이동통신사의 부담으로 감면한 뒤 추후 세제지원 등을 통해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결위는 '통신비 감면지원 임시센터 운영'에 대해서도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통신비 감면지원은 별도의 신청 없이 통신사 가입자 정보를 기준으로 각 통신사에서 자동 감면을 신청한 뒤 통보된다.

즉 가입자 정보를 보유한 통신사가 직접 상담·안내를 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알뜰폰 가입자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과기정통부가 별도의 상담·안내센터를 운영할 필요성이 높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다. 또 신청 독려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별도의 홍보 필요성도 낮은 것으로 봤다.

국회예산정책처도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통신비 지원' 정책의 형평성에 대해 의문을 더했다. 대다수 국민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일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국민의 경우 통신비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차별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가입자 구제방안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통신비 감면지원 임시센터 운영'과 관련해서도 "업무계획 수립, 사무공간 임대, 콜센터 상담원 등 사전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비효율적인 운영이 우려된다"고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  국민  통신비  만원  지원'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2%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 긍정 평가는 37.8% 였으며 '잘 모름' 응답은 4.0%였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한편, 여야는 2차 재난지원금의 신속 집행을 고려해 22일 본회의를 열고 4차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18일 오전 10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4차 추경안의 제안설명 및 종합정책을 진행한 이후 21일 오전부터 추경 심사를 위한 예결위 소위원회를 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여야가 통신비 2만원 지원과 독감 백신 무료 공급 등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각 사업 내용에 관한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아 예상보다 추경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