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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배제' '시민후보' 경선룰 갈등 조짐…野 지도부 조기 진화

등록 2020.11.05 17: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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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 '현역배제' '시민후보' 긍정 검토 시사

서병수 " 뺄셈의 정치하나" 김근식 "스스로 '간판' 포기는 무책임"

김종인 "시민후보는 성급한 얘기" 주호영 "야권연대 아직 대화 안 해"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서병수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0.09.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서병수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0.09.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현역 공천 배제, 범야권 시민후보론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벌써부터 당 안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최종 경선룰이 나오기도 전에 당이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자 지도부가 5일 진화에 나섰다.

김상훈 당 경선준비위원장이 전날 현역 의원의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보궐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일부 현역 의원이 강력 반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역의원 중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올 분들은 현재 눈에 띄지 않지만, 부산시장은 현역 의원이 출마를 검토한다면 당 의석수 등 사정을 고려해 출마를 지양해달라는 생각을 지도부도 갖고 있다"며 "(출마할) 분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또 다른 보궐선거 요인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서 의원은 "최근 경선준비위원회 일각에서 누구는 안 되고, 누구는 가점을 주겠다는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왜 뺄셈의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과연 전체 당원과 지도부의 정확한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04. [email protected]

서 의원은 "경선준비위원회는 경쟁력 있는 후보, 시정을 잘 이끌어갈 후보를 선출하는 룰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 옳다"며 "특정 정치 세력과 어울려 당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선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1야당으로서 '간판'을 포기하고 시민후보를 띄우는 데 대해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없지 않다. 범야권 '시민후보 대망론'이 확산되자, "선(先) 자강, 후(後) 연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패배의식에 빠져 외부인에 헌납하듯 스스로 간판을 포기하는 건 무책임하다"며 "국민의힘이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간판만 바꾼다고 되지 않고, 그렇다고 외부인에 헌납하듯 스스로 간판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부산지역 중진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갖고 있다. 왼쪽 안에서부터 하태경, 서병수, 조경태, 김도읍 의원, 김종인 비대위원장. (공동취재사진) 2020.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부산지역 중진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갖고 있다. 왼쪽 안에서부터 하태경, 서병수, 조경태, 김도읍 의원, 김종인 비대위원장. (공동취재사진) 2020.11.02 [email protected]

김 교수는 "안철수, 금태섭 등 외부변수를 고려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래도 우선은 국민의힘에서 시민의 관심과 환호를 끌 수 있는 후보경선이 먼저 시작되고 성공해야 한다"며 "야권 승리가 그만큼 절박하다면 국민의힘 밖에 있는 2% 후보를 어떻게든 모셔오거나 연대하거나 단일화를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당내 반발 확산에 지도부는 야권연대와 시민후보론에 다소 거리를 두며 당내 불만세력을 달랬다.

전날 범야권연대 추진론에 무게를 실었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경선 합류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것까지는 아직 장황하게 대화하지 않아 모르겠다"며 "선거는 가급적 통합하고 연대하는 것이 유리한 결과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서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서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mail protected]

주 원내대표는 "연대와 통합, 혹은 협력 방식이 경선 참여가 될지, 경선 이후에 협력하는 방식이 될지는 추후 상황에 따라 좀 더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말을 아꼈다.

보선 필승 전략 차원에서 야권연대 추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외에 다른 정당이 있냐고 반문했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시민후보론에 대해 일정한 선을 긋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김 위원장은 "시민후보는 성급한 얘기 같다"며 "우리가 후보 선출룰을 확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보고 그 다음에 시민후보선출을 위한 여건이 구비될지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후보단일화 모델 도입에 대해선 "박원순 후보가 나타나는 그런 경우가 이번에도 생길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보궐선거 경선에서 현역 의원 배제 가능성에 관해선 "김상훈 위원장께서 자기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하신 거 같다"며 "그게 그렇게 확정된 것도 아닌데 이러구 저러구 얘기할 게 없잖나"라고 일축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당대변인도 "경선룰을 11월 중순 발표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결정적으로 발표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역 배제는 국민의힘이 가진 의석 때문에 염려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런 의견을 반영해서 이야기 하신 것일거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확정된 건 없다"고 부연했다.

경선준비위는 큰 틀에서 시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현행 50%에서 70~90%로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놓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당 안팎에선 일반 시민여론조사만 100% 반영한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당원들의 강한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경선준비위원은 "당 지도부의 생각을 전달받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위원회 일에 간섭은 잘 안하는 편"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2011년 후보단일화를 언급한 것도 역대 서울시장 선거 과정을 언급하면서 나온 발언이지, 이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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