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울시, 청소노동자 '휴식충전소 벤치' 어린이대공원에 시범 설치

등록 2021.04.28 11:15: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최소한의 환경인권...공공공간 확산 지속 노력"

[서울=뉴시스] 서울대공원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야외 휴게공간. (사진=서울시 제공) 2021.04.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대공원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야외 휴게공간. (사진=서울시 제공) 2021.04.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서울시가 청소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야외 휴게공간인 '휴식충전소 벤치'를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시범설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벤치에는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발 받침대와 앉아서 휴식할 때 가장 편안한 각도인 120도 등받이가 있다. 외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온전히 휴식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등받이는 높이고, 청소도구를 보관하는 거치대도 갖췄다. 강한 햇빛을 막아줄 수 있는 파라솔도 함께 설치됐다.

휴식충전소 벤치는 다양한 주체들이 주도적인 참여와 소통을 통해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서울시 '디자인 거버넌스'를 통해 탄생했다. 청소노동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한 대학생이 제안했다. 청소노동자와 디자인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 시민이 참여해 디자인을 개발했다.

서울시 '디자인 거버넌스'는 시민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직접 제안하고 시민 투표를 통해 사업을 선정한다. 디자인 개발과 문제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전 과정을 시민이 주도한다.

거버넌스는 상대적으로 휴게권 보장이 어려운 외부(실외) 청소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적합한 시범 대상지를 물색했고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최종 선정했다. 청소노동자들이 넓은 공원에서 하루 8시간을 도보로 이동하며 근무하는 곳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는 청소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휴게공간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넓은 공원이라는 공간 특성상 휴게공간까지 거리가 멀어 청소노동자들은 벤치 등 공원 내 시설에서 잠깐씩 휴식하는 경우가 많다.

시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내에서도 비교적 외부노출이 적은 곳을 휴식충전소 벤치 설치장소로 정했다. 지난달 1개소에 설치를 완료했다. 현재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시는 휴식충전소 벤치 설치와 함께 청소노동자에 대한 시민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했다. 공원 이용 시민과 청소노동자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따뜻한 에피소드를 10개의 패널로 제작, 공원 곳곳의 벤치에 부착했다. 시민 인식 개선뿐 아니라 청소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좋은 디자인은 인간의 심리와 행태에 대한 따뜻한 관찰에서 시작된다. 디자인거버넌스의 주제들은 대부분 공공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거나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민의 절실한 필요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청소노동자의 쉼을 위한 휴게공간 조성은 공공이 관심가져야 할 최소한의 환경인권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공간에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