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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앞두고…카네이션 거꾸로 붙인 서울대생, 왜?

등록 2021.05.14 16: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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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교수 문제해결 위한 서울대인 공동행동

밀실 징계위 타파와 인권센터 내실화 등 요구

"가해 교수 강단 복귀 예고로 피해자 고통 커"

"줄 스승이 없다"…카네이션 거꾸로 붙이기도

[서울=뉴시스]이준호 기자=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본관에서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대인 공동행동'이 카네이션을 거꾸로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2021.05.1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준호 기자=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본관에서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대인 공동행동'이 카네이션을 거꾸로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2021.05.1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내일이 스승의 날인데 언제까지 알파벳(성폭력 가해) 교수를 맞아야 하나"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대인 공동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3대 악법'을 주장하며 개혁을 요구했다.

학생들이 제시하는 3대 악법은 ▲학생의 교정징계위원회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서울대학교 교원징계규정 제5조 제2항 ▲피해자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사건의 공론화를 막는 제10조 제6항 ▲조사위원과 상담위원을 구분하지 않는 서울대 인권센터규정 제6조1항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소원 공동행동 위원장은 "문제 해결은 형사적 조치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피해 학생이 학문 공동체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일상을 계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실 징계위원회'가 타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성을 이유로 학생의 징계위 참여를 금지했으나 학생이 추천한 외부전문가 참여도 금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가해교수의 동료교수를 징계위원으로 위촉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며 "징계위는 가해 교수가 더 당당하게 위계를 휘두를 수 있게 하는 공범"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비밀조항의 개편도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건 당사자 신상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야 할 비밀유지원칙은 오히려 피해 학생이 사건 이후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2차 가해에 대한 공론화를 가로막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위계에 일조하는 조직 문화가 타파되지 못한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인권센터의 내실화도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피해자 회복을 담당하는 상담위원과 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조사위원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신고한 학생은 경찰보다 적나라하고 모욕적인 질문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음악대학의 한 성폭력 가해 교수가 강단에 곧 복귀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피해자 고통이 커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을 19학번이라고 소개한 김은서 학생은 "지난해 음대 교수의 가해 사실이 공론화됐을 때 자신은 스크래치만 나지만 피해자는 인생을 걸어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이러한 당당한 태도를 막지 못한 것은 서울대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학원생에게 자기가 곧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며 "이들이 제대로 처벌받았다면, 가해 교수가 강단에 설 수 없다는 상식이 있다면 이러한 발언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교수에 대한 학교 측 징계 처분은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대 인권센터가 정직 12개월 이상의 중징계를 요청하면서 지난해 직위해제된 상태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학교 본관을 찾아 '카네이션을 드릴 스승이 없다'는 의미로 카네이션을 거꾸로 붙이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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