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부동산업 대출 역대 최고(종합)
부동산업 대출 역대 최대…상업용 부동산 투자 늘어
자영업자 대출 106조원…비은행 포함땐 더 많아
비은행 대출 증가세 빨라…자영업 대출 부실우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한 음식점에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하는 한편, 4단계 지역에서 카페 음식점 등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고 편의점 오후 9시 이후 취식도 금지했다. 기존 오후 6시 이후 3인이상 모임 금지조치는 코로나19 백신접종자에 한해 4인까지 모임을 허용한다. 2021.08.22. [email protected]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1년 2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47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42조7000억원(3.0%) 증가했다. 1분기(42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확대된 것으로 2020년 2분기(69조10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50조3000억원(11.3%) 증가해 1분기(176조6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증가폭이 소폭 늘었다"며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자금 수요 증가로 지난해 2분기 대출이 큰 폭 증가했던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1년 전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고 말했다.
기업형태별로는 법인기업이 672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2조5000억원(6.3%) 증가했다. 비법인기업은 서비스업,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금이 늘면서 전분대비 9조4000억원(10.5%) 증가한 41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법인기업은 자영업자 대출로 볼 수 있다.
2분기말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94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33조7000억원(14.9%) 늘어 1분기(31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22조4000억원(14.9%) 늘었다. 도·소매업(7조5000억원→8조원)은 일부 소형소매점의 매출 감소로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숙박·음식점업(3조원→2조6000억원)은 로나 확진자수 감소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업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12조1000억원(12.8%) 늘어난 307조6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2분기 소매판매는 슈퍼마켓, 잡화점의 경우 4.5% 감소해 1분기(-1.0%) 보다 감소폭이 확대됐고, 편의점도 1.9% 줄어 1분기(1.5%) 대비 감소 전환했다.
송 팀장은 "2분기 서비스업 대출은 상업용 부동산 임대업의 시설자금 투자가 크게 늘면서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늘었다"며 "도·소매업은 일부 소형·소매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2분기 코로나 확진자수가 감소함에 따라 업황이 개선되면서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대출 중 주로 자영업자가 몰린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의 비중은 31.1%인데, 이 가운데 자영업자는 대략 19% 정도로 추산된다.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의 대출금 규모는 293조9000억원이며 이중 예금은행 대출금은 198조8000억원, 비예금은행 대출은 95조1000억원이다. 예금은행 대출금 가운데 법인기업 대출이 92조5000억원(46.5%), 자영업자 등 비법인기업은 106조3000억원(53.5%)이다. 비은행예금기관은 집계가 되지 않은 액수라 이를 포함하면 실제 자영업자 대출은 106조원 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안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31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한 중고 주방용품 판매점에서 관계자가 폐업한 음식점에서 나온 주방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여파로 숙박·음식업 종사자가 6만4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는 운전자금 대출액은 871조원으로 전분기대비 21조8000억원(10.4%) 늘었다. 1분기 증가액(25조5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시설자금 대출은 전분기대비 20조9000억원(3.6%) 늘어난 60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67조9000억원(12.6%) 늘었다. 증가폭은 전분기대비, 전년동기대비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송 팀장은 "시설자금 대출이 역대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은 상업용 부동산의 시설투자 증가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설비투자 증가세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진 것이 누적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예금은행보다 더 빠르게 늘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행의 경우 전분기대비 21조9000억원(2.0%), 전년동기대비 79조8000억원(7.9%)증가했다.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전분기대비 20조8000억원(5.7%), 전년동기대비 70조5000억원(22.2%) 늘었다.
송 팀장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중 도·소매업과 부동산업이 전분기 대비 각각 4조8000억원, 3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대출 증가 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도·소매업은 소형·소매점의 매출 부진으로 인한 대출이 늘고, 부동산업은 상호저축은행에서 부동산 임대 및 개발, 부동산 공급업의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대출만 따로 놓고 보면 도·소매업의 경우 예금은행(3조8000억원→3조2000억원)은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비예금은행(3조8000억원→4조8000억원) 확대됐다. 숙박·음식업도 예금은행(1조6000억원→9000억원)은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비예금은행(1조4000억원→1조7000억원)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비예금은행의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그만큼 자영업자의 대출의 질이 낮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대출 부실이 우려될 수 있다.
송 팀장은 "비예금은행의 대출이 전분기 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 비중이 더 늘어났기 때문인지 여부는 이번 통계만으로는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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