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학 첫날 아프간 중등 이상 학교, 여학생 등교못해
여학생들 "미래가 어둡다" "꿈이 사라졌다" 망연자실
[카불=AP/뉴시스]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 정권하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언론과 여성에 대한 탈레반의 정책은 이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1.09.03.
여학생들은 학교에 갈 수 없어 망연자실했다고 말했다. 한 여학생은 "앞날이 온통 어두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아프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은 여성들도 남성과 똑같이 교육을 받을 것이라고 말해 왔지만 많은 사람들은 소녀와 여성들의 권리가 극심하게 제한받았던 1990년대 탈레반 정권의 실상이 되살아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탈레반은 여성들 역시 공부와 직장 근무가 허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는 어디까지나 이슬람 종교법에 대한 해석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 국한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던 여성들에게는 치안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집 안에 있으라는 통보가 내려졌고, 탈레반은 여성들을 배제한 채 남성들로만 구성된 임시 정부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시위를 폭력 진압했다.
탈레반은 종전 정부가 설치했던 여성부를 폐쇄하고, 대신 엄격한 종교적 교리를 강요하는 권선징악부를 부활시켰다.
탈레반은 18일 2학기 개교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남자 교사들과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앞서 남녀 학생들의 수업이 격리돼야 한다고 밝혔었는데,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여학교들이 곧 개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바흐타르 통신은 전했다. 무자히드는 여햑교 개교와 관련한 절차와 교사 배치 등에 대한 세부 사항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등학교는 보통 13세에서 18세 사이의 학생들을 위한 것이고, 대부분은 분리되어 있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나중에 아프가니스탄의 바흐타르 통신에 의해 여학교들이 곧 문을 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되었다. 그는 관계자들이 현재 이것에 대한 "절차"와 교사 분담을 포함한 세부 사항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망이 어둡다고 말한다. 장래 희망이 변호사는 한 여학생은 "제 미래가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여학생은 "미래가 매우 어둡다. 매일 내가 왜 살아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누군가로부터의 청혼을 기다리는 것이 여성의 삶의 목적인가"라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어머니는 문맹이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무시하고 바보라며 괴롭혔다. 내 딸이 어머니럼 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카불의 16살 또 다른 여학생은 "슬픈 날"이라며 "나는 의사가 되고 싶다. 그러나 그 꿈은 사라졌다. 탈레반은 우리를 학교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여성들이 교육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여성들에 대한 대학 교육이 허용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일부에서는 대학들이 탈레반의 새 규정에 맞춰 별도의 수업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성들을 교육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여학생들의 등교가 허용되지 않은 것은 여학생들이 더이상 교육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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