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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노벨물리학상 수상…"한국은 순수과학 무관심"

등록 2021.10.05 23: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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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하셀만·파리시, 3인 공동 수상

일본인 28번째 노벨상 수상자 배출

손석우 교수 "지구과학이 순수과학으로 인정받은 날"

"한국, 기후대책도 비전문가 주도"…연구 활성화 촉구

[서울=뉴시스]2021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출처: 노벨상 공식 트위터) 2021.1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2021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출처: 노벨상 공식 트위터) 2021.1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지구과학이 순수과학으로 인정받은 영광스러운 날이다. 우리나라도 순수과학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기후변화 예측에 기여한 일본계 미국인 마나베 슈쿠로(90·미국), 클라우스 하셀만(89·독일)과 복잡계 연구에 기여한 조르지오 파리시(73·이탈리아)를 물리학상 수상자로 공동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상 발표 직후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기후를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매우 큰 영광"이라며 "지구과학을 연구하는 많은 분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 (지구과학계의) 예상치 못한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지만 위원회가 지구과학도 순수과학의 한 분야로 인정해준 것 같아 몹시 뿌듯한 날"이라고 평했다.

마나베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와 하셀만 독일 막스플랑크 기상연구소 창립자는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링, 변동성 정량화, 안정적인 지구 온난화 예측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파리시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자대학 교수는 원자에서 행성 규모에 이르는 물리 시스템 상 무질서와 변동성의 상호 작용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5차례에 걸쳐 218명이 배출되는 동안 지구과학, 특히 기후변화를 연구한 학자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5년 폴 크루첸(네덜란드) 박사가 성층권 오존의 파괴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성과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이후 기상학계에서 26년 만에 수상자가 나온 것이다. 

특히 일본은 일본계 미국인 마나베 교수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으로 28명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마나베 교수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일본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마나베 슈쿠로.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마나베 슈쿠로.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실정이다. 전체 통틀어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유일하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순수과학에 대한 관심과 지원,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손석우 교수는 "마나베 교수의 연구는 1960년대 업적이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기상학자도 없던 시절"이라며 "기후 변화 예측은 앞으로 100~200년 뒤 어떻게 될지,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거나 줄었을 때 어떻게 될지, 수치 모델이란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추정하게 된다. 이런 기후 모델을 사실상 최초로 만든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는 인공위성이나 관측자료도 없었다. 수학적 기반으로 대기의 물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대기 온도를 추정했다. 이를 단순히 추정하는 걸 넘어 3차원의 기후모델을 구축했는데 그때가 1960년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순수과학에 대한 관심이 없다. 기후변화 대책도 정치인이나 과학의 가면을 쓴 비전문가들이 주도한다"면서 "기후변화 연구예산은 많지만, 과학에 집중하는 연구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기후 모델도 없다. 수치예보 모델을 겨우 갖고 있는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기초과학 연구의 활성화를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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