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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EZ]인간·삶에 대한 솔직한 시선…독립영화는 계속된다

등록 2021.12.05 07:00:00수정 2021.12.06 15: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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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1일 방문한 '제 47회 서울독립영화제' 현장. (사진 = 고다연 인턴기자 제공). 2021.1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다연 인턴 기자 = "독립영화는 한 인간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낮은 숨소리와 옷깃 스치는 소리 하나까지 적나라하게 들린다. 완성되지 못하고 끊기는 배경 음악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어 불규칙한 이미지들이 화면 가득 교차된다.

독립영화는 흔히 접하는 상업영화와는 다르다. 복잡한 영상 기술이나 그래픽, 화려한 배우진은 없다. 감독이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영화가 구성된다. 그래서 실험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작품들 역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영화계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독립영화 역시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독립영화를 찾는 사람들, 그리고 독립영화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사람들이 있다.

◆독립영화를 향한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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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5일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슬로건과 공식 포스터가 공개됐다. 올해 슬로건은 '백투백'(Back to Back)이며, 포스터 아트웍은 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이 맡았다.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2021.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일 방문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현장은 추운 날씨에도 독립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늦은 시각임에도 상영관 안에는 관객들이 가득 찼다. 상영 후 이어진 GV(Guest Visit) 시간에 관객들은 감독과 배우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상영된 단편 영화 4편의 점수를 매겨 달라는 요청엔, 관객 대다수가 성의껏 점수를 매긴 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처음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았다는 연극 연출가 이 모(24)씨는 "비상업적인 예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처음 오게 됐다"라며 "하루에 여러 편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해 서울 독립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수는 총 1550편이다. 역대 최다였다. 관람객들의 발길 역시 끊이지 않았다. 2018년에 이어 서울독립영화제를 방문했다는 대학원생 김 모(25)씨는 이번 영화제에 대해 "전에 비해 관객이 많았다. 티켓 구하는 것 역시 어려웠다"며 독립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위기 속 더 많은 관객을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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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네이버 인디극장' 페이지. 2021.12.03. (사진 = '네이버 인디극장' 화면 캡처) photo@newsis.com


이번 서울독립영화제는 팬데믹 시기에 열려 더 큰 의미를 가졌다. 오프라인 영화관의 관객수가 크게 감소하고, 제작 인력들을 구하는데도 문제가 생기면서 독립영화 역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관하는 '인디다큐페스티벌'은 지난해 12월 팬데믹 상황 등을 이유로 영화제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독립예술 전용 상영관인 CGV 아트하우스 역시 지난해 말 두 지점의 운영을 중지하는 등 독립영화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제작자들의 어려움 역시 컸다. 영화를 전공하는 대학생 김 모(24)씨는 "코로나 이후로 영화 제작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며 "특히 독립영화는 자본에 의존하기 어렵다 보니 스튜디오 대관 등이 힘들다. 무조건 촬영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섭외가 잘 되지 않는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또 "육체 활동이 많은 촬영 현장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다 보니 스태프들의 피로도가 크다"라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돌파구가 눈에 띈다. 독립영화는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적은 오프라인 상영관으로 관객들이 찾아가던 독립영화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에도 꾸준히 올라오며 위기 속 기회를 찾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 '왓챠' 등에서 많은 독립영화를 찾을 수 있다. 네이버 역시 2014년부터 '네이버 인디극장'이라는 채널을 통해 독립영화들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독립영화가 이를 통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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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벌새'.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2019.08.28

처음 접한 독립영화는 대사가 하나도 없었다. 오직 인물의 행동과 눈빛을 통해 상황을 유추해야 했다. 이전까지 접했던 상업 영화와는 전혀 달랐다. 영화 중간 중간 소리 하나 없이 찾아 드는 적막은 세상에 영화 속 인물과 단둘이 남겨진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래서 더 신선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독립영화를 들여다보면 인간과 삶이 보인다. 흔치 않은 신선한 소재나 연출에 더해 주류 영화가 조명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 자주 다룬다.

 올해 장편 대상작 '집에서, 집으로'는 43년 전 미국으로 입양된 한 인물을 다룬다. 단편 대상작 '보속'은 성당 복지시설에서 합숙 생활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다. 작년 장편 대상작 '휴가'는 해고 5년차, 농성장에서 집으로 돌아간 남자의 이야기를, 단편 대상작 '실'은 봉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독립영화에 대한 짧은 대화를 마치면서 연극 연출가 이모(24)씨는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와는 다른 진솔함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스크린에서 자주 접하는 배우들을 보면 기존의 배우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독립영화는 새로운 배우들이 주로 연기해 '어떤 인간의 삶' 그 자체를 보는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독립영화를 꾸준히 찾아볼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원생 김 모(25)씨는 "독립영화는 개인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더 꾸밈없고 솔직하게 담아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을 솔직하게 표현해내는 것이 독립영화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약 14만명의 관객을 모았던 독립 영화 '벌새'에서 주인공은 편지 하나를 받는다. '다만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 한다는 것. 우리는 늘 누군가를 만나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이처럼 다양한 인간 군상과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위로를 건넨다. 관객들은 독립영화에서, 영화인들은 관객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dayk01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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