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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에 덩달아 오른 지방, 하락 가능성[새해 부동산 어디로②]

등록 2022.01.02 10:00:00수정 2022.01.02 10: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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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성따라 부동산시장 차별화 커질 듯

공급 많은 세종·대구, 하락세 이미 가시화

외지인 투기수요 있던 지방도시 위험성 커

배후수요·일자리 있는지 여부가 향방 갈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아파트 단지가 안개에 휩싸여 있다. 2021.12.08.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아파트 단지가 안개에 휩싸여 있다. 2021.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최근 몇 년간의 과잉 유동성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공히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 올해부터는 지역별로 차별화되는 울퉁불퉁한 장세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역 자체의 수요는 부족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해 외지인 투자로 집값이 오른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특히 어두울 전망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27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3.25%를 기록했다. 인천(22.56%)과 경기(20.76%)의 상승률이 1, 2위를 차지해 비수도권(10.43%)보다는 수도권(16.28%)의 상승률이 더 높았다.

하지만 비수도권에서도 전국 상승률을 상회하는 지역이 일부 있었다. 전년도 집값이 역성장을 나타내다 상승 반전한 제주(20.13%)가 그랬고, 2020년에도 20% 가까이 오른 대전은 14.32% 상승했다. 충북(13.66%), 부산(13.58%), 충남(13.58%)이 그 뒤를 이었다.

모든 지역이 상승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2020년 40% 넘게 오르며 전국 1위를 기록한 세종시는 지난해 5월부터 집값이 빠지기 시작해 12월 넷째 주엔 전주보다 0.63% 내리는 등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11월15일부터 하락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다른 자치구의 하락에도 몇 주간 보합세에 머물던 '대구의 강남', 수성구(-0.02%)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누적 통계로는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대전도 하반기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서구(-0.01%)와 유성구(-0.03%)에서 내림세가 나타나며 그간의 가파른 상승세를 끝내는 모습이다. 부산에서는 동구(-0.07%), 중구(-0.05%), 영도구(-0.01%), 강서구(-0.02%) 등 일부 지역에서 하락 전환했다.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하락한 지역은 11월 첫째 주 6곳이었는데, 12월 넷째 주 30곳으로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역경제가 안 좋고 인구도 줄어드는데 과잉유동성으로 갭 메우기 차원에서 무차별적으로 오른 지역들이 있었다"며 "올해는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 등에서는 일부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다고 평가되는 지역은 대구와 세종 등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종의 입주물량은 2019년 8738가구, 2020년 4287가구, 2021년 7668가구로 적정 수요인 1847가구를 웃돌았다. 대구지역도 지난해 입주물량이 1만6904가구로 적정 수요인 1만1941가구를 넘어섰다. 앞으로도 몇 년간 이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쏟아질 전망이다. 2022년엔 1만9604가구, 2023년엔 3만2623가구, 2024년엔 1만7896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추정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비수도권은 수도권과 다르게 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세종시 같은 경우 2020년 전국 최고였다가 다음해 상황이 바뀌었는데, 이처럼 특정 기간 동안 도드라지게 상승률이 높았던 곳들은 상반기 조정을 거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지인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급등한 가격을 받아줄 수요가 없는 지역들이 하락하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 자료를 분석했더니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 58만7557건 중 외지인의 거래량이 17만5194건으로 2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기록 중 최고치다. 충남(42.9%), 강원(39.7%), 충북(49.3%), 세종(38.4%) 등 순으로 외지인 거래가 많았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투자 수요가 충청, 강원의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충청권에서는 청주, 천안이 규제로 묶이자 인근 음성, 진천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시장이 불안할 때는 입지를 우선시해야 하는데, 호재가 있다기보다는 타 지역을 따라 덩달아 오른 곳은 위험성이 있다"며 "최근까지도 투기수요로 광역시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배후수요가 탄탄하고 일자리가 많은 지역은 그나마 선방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방 집값은 일자리와의 연관성이 굉장히 크다"며 "비수도권은 약보합 수준을 나타내거나 안 떨어지면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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