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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그냥 웃어 넘기자고요…'해적:도깨비 깃발'

등록 2022.01.26 05:00:00수정 2022.02.07 09: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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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효주·강하늘 주연 1월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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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해적: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은 목표가 명확하다. 상영 시간 2시간을 가볍게 웃으며 흘려보내면 그만이라는 거다. 그러니 애초에 이 영화가 시도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언급하는 건 어쩌면 이상한 일이다. 예를 들면 이런 지적이다. 캐릭터가 뻔하다는 것. 그러면 이 영화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뻔한 걸 누가 모르나. 웃기면 그만이다.' 이런 지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가 너무 엉성한 것 아니냐고. 그럼 이 영화는 이렇게 반격할 것이다. '엉성하지 않으려고 한 적 없다. 엉성하면 어떤가, 재밌으면 그만이다.'

'해적:도깨비 깃발'은 2014년 866만명이 본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작이다. 하지만 1편과 2편의 이야기 사이엔 어떤 연결고리도 없다.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지도 않고, 등장 인물도 다르며, 출연 배우도 딴판이다. 두 영화를 시리즈로 이어주는 건 유사한 콘셉트다. 해적단을 이끄는 여성 단주(손예진-한효주), 우연찮게 해적선에 합류한 괴짜 검사(김남길-강하늘), 그리고 오직 관객의 웃음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코믹 캐릭터(유해진-이광수)다. 이제 이들은 한 팀이 돼 바다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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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설 연휴에 썩 어울린다. 새해 첫 날은 웃으면서 보내는 게 가장 좋지 않나. 생각에 잠기게 하고, 인상 쓰게 하고, 마음졸여야 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를 굳이 설에 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 배우들 중 코미디 연기를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강하늘과 이광수는 이 영화에서도 그 재능을 보여준다. 그간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청순한 주인공 이미지가 강했던 한효주가 큰 목소리를 내며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할리우드 수준엔 미치지 못하지만 수준급 완성도의 각종 특수효과는 해적 영화가 반드시 보여줘야 할 스펙터클을 채워준다.

또 한 가지 이 작품의 장점은 코로나 사태 이전 2억 관객 시대 한국오락영화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이른바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는 극장가에서 사실상 멸종됐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하게 관객을 만나기로 한 '해적:도깨비 깃발'에는 극장을 꽉 채운 관객이 함께 웃고 울던 한국영화 전성기가 다시 한 번 오길 바라는 영화계의 소망 같은 게 담겨 있다. 게다가 이 작품은 흔히 얘기하는 그때 그 시절 전형적인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국영화를 만나기 어려워진 시대가 되자 그런 클리셰마저 아련한 추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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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해적:도깨비 깃발'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영화냐고 물었을 때, '강추'라는 말을 편하게 하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태생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 유머 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게다가 이제는 영화·드라마가 차고 넘치는 시대다. 꼭 극장에 가지 않고도 국내 TV 드라마는 물론이고 넷플릭스·왓챠·웨이브·티빙·디즈니플러스 등 OTT로 맞춤형 영화·드라마를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작품의 수준이 점차 올라가면서 관객 시선도 꽤나 높아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적:도깨비 깃발'의 제작비는 약 230억원이고, 제작비 규모를 감안했을 때 목표 관객수는 400~450만명이다. 당장 2월에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한국영화는 전무하다. 말하자면 '해적:도깨비 깃발'은 이 영화 특유의 가벼움과는 정반대로 앞으로 한국영화 운명을 크게 짊어졌다. 이 작품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개봉하지 못한 한국영화가 본격적으로 관객 앞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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