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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실패가 중국에 주는 교훈

등록 2022.03.03 13:03:10수정 2022.03.03 16: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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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우크라보다 강하지만 중국은 러시아보다 더 강력

중국인으로 생각 안하는 대만인들의 강력한 저항이 관건

[타이베이=AP/뉴시스] 마이크 멀린(왼쪽) 전 미국 합참의장이 2일(현지시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예방해 연설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대표단을 이끈 멀린 전 합참의장은 "대만해협 전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이익"이라고 말했다. 2022.03.02.

[타이베이=AP/뉴시스] 마이크 멀린(왼쪽) 전 미국 합참의장이 2일(현지시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예방해 연설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대표단을 이끈 멀린 전 합참의장은 "대만해협 전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이익"이라고 말했다. 2022.03.0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대만 무력 합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워온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압도적 러시아군에 맞서 선전하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보면서 중국 지도자들이 대만 지역민들이 주권 수호를 위해 중국 침공에 강력히 맞설 가능성을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국립전쟁대학 교수출신 예비역 해군 대위 버나드 콜은 "러시아를 가장 크게 놀래킨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결사항전의지이며 중국도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또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국들이 신속하고 광범위한 경제 제재도 고려해야 한다. 대만은 대전차 미사일과 대공무기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군사 지원을 보다 쉽게 받을 수 있으며 미군이 직접 개입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러시아가 고전하는 모습 때문에 대만을 무력 통일하는 방안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보다는 초기의 압도적 공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스탠포드대학교 중국 군사 전문가 오리아나 스카일라 매스트로는 "중국 군대는 압도적 전력으로 초기 단계에 신속하게 확전하는 전략을 지니고 있다. 협상에서 양보를 받아내려는 상대방의 시도를 원천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과 대만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은 비교하기 어렵지만 유사한 점도 없지 않다.

두가지 모두 강대국이 문화적, 언어적, 역사적으로 긴밀한 인접지역을 통제하고 싶어한다는 점이 닮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민주화된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동맹을 맺은 독립국가로서 존재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중국공산당 역시 중국 정부가 중국의 일부로 통치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중국은 또 대만을 무력통일 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다만 2014년 우크라이나의 일부를 이미 합병한 푸틴과 달리 중국은 대만 영토를 점령한 적이 없으며 침공하겠다는 구체적 움직임도 보인 적이 없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한가지 점에서 유리하다. 군사력이 훨씬 잘 정비돼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상군 병력이 100만명에 달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군사예산이 러시아의 3배가 넘고 대만 군사예산의 13배에 달한다.

대만도 우크라이나보다 장점이 많다. 중국은 145km 넓이의 해협에 깔린 기뢰지대와 해안 미사일을 공격을 뚫고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상륙해야 한다. 러시아군은 자동차를 타고 평탄한 도로를 따라 우크라이나에 진입했다.

중국군이 대만에 발판을 마련한다고 해도 러시아와 유사한 딜레머에 빠지게 된다. 공산당이 조국의 일부로 강조해온 지역을 파괴하지 않고 어떻게 권력을 장악하느냐 하는 문제다.

라이스대학교 가브리엘 콜린스교수는 "침공군이 초기 3,4일 내로 승리하지 못하면 전쟁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만 지도자들은 어떤 침공에도 대비돼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 전략가들은 의문을 표시한다. 최근 국방지출은 하푼 대함미사일 등 침공군을 격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보다 강화된 방식으로 실시된 예비군 훈련은 대만이 보다 효과적이고 대규모로 반격할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최근 신설된 전민방위동원서(全民防衛動員署) 소속 장교인 우웬젠 중장은 2일 대만이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나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을 보고 있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과 대만 모두 우크라이나 상황에 비유되는 것을 못마땅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 는 대만과 우크라이나와 비교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으며 독립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대만은 중국의 모든 공격에 대비돼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안보전문가 예비역 해병대령 그랜트 뉴셤은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의 반란을 자극하고 동조자들을 끌어내는데 실패한 점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 주민들이 중국이 번영하면서 중국과 통일되길 원할 것이라고 오래도록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만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만인들은 자신들이 중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크라이나인들 대부분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것과 비슷하다.

뉴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빠르게 붕괴시킬 수 있는 지도 중국이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용감한 지도자가 사기를 잃고 무력해질 수 있는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다. 중국도 대만이 그럴 수 있다고 볼 것"이라면서 공격하면 "사람들이 겁이나 항복하기보다 더 강력히 저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사분석가들은 대부분 대만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직접 대만편에 서서 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점은 우크라이나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미국은 일본 등 다른 나라들로부터 군사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일본 남부 미군 기지들은 대만에서 수백 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도쿄 인근에 기항하는 미 제7함대도 빠르게 개입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또 침공국가에 대한 경제제재가 신속하게 취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과시했다. 다만 중국의 경제가 러시아에 비해 월등히 규모가 크고 발전해 제재를 더 잘 견딜 수 있을 순 있다.

이들 모두를 종합할 때 우크라이나의 교훈으로 중국 지도자들이 대만 침공 도박을 하지 않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스탠포드대 매스트로 박사는 러시아의 고전 때문에 중국이 생각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으로선 수륙양용 작전 등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확신을 갖게 되면 '한번 해보자고 결정할 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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