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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키이우포위군 철수 발표..美국방부 "소규모 재배치일 뿐"

등록 2022.03.30 07:50:09수정 2022.03.30 10: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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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전문가들 "철수발표는 키이우함락 실패와 고전상태 인정한 것"

평화협상 중에도 남부도시 미콜라이우 공습, 사상자 수십명

젤렌스키 "속임수에 경계 늦춰선 안돼" 대국민 연설

[키이우=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러시아군의 폭격 후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03.26.

[키이우=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러시아군의 폭격 후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03.26.

[키이우( 우크라이나)=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러시아는 29일(현지시간) 앞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와 북부도시를 포위한 군사작전의 병력을 대규모로 철수 시켜 정전회담 진행중에 전쟁을 끝낼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필요하면 중립국을 선언하고 그 대신 여러 나라가 함께 하는 안전보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의 공식반응은 긍정적이었으며 5주일에 걸친 유혈군사작전을 끝내기 위한 회담은 30일에도 계속된다.

그러나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발표를 믿지 않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회담중에 러시아의 알렉산데르 포민 국방부 차관은 러시아 정부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의 군사작전을 기본적으로 철회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이는 " 상호신뢰를 높여 앞으로 협상의 좋은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 철수가 실제로 어떤 조건으로 언제까지 이뤄지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측 발표에 대해 회의적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를 믿을 수 없다며 회담에서의 신호는 "긍적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머리위에 떨어지는 러시아의 폭탄들을 잠재울 수 없다고 화상연설을 통해 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군이 러시아 침략군을 밀어내고 있는 중이지만,  러군은 아직도 공격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우크라군과 국민에게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으로 키이우 포위 함락에 실패한 러시아는 지난 주와 28일에 거듭해서 "러시아의 목적은 전쟁이 아니며 러시아사용지역인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는 것이 군사목표"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속임수를 쓴건 한두번이 아니다.  애초에 대규모 군사이동을 시작했을 때에도 러시아군이 특수훈련을 마치고 귀대하는 것처럼 속이며 푸틴의 외교작전 시간을 벌었다가 10일 뒤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다. 
 
[키이우=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방공호 겸 우크라이나 방위군을 돕는 장소로 사용되는 예술가들의 공동 작업장에서 작업자들이 방탄조끼용 금속판을 만들고 있다. 2022.03.24.

[키이우=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방공호 겸 우크라이나 방위군을 돕는 장소로 사용되는 예술가들의 공동 작업장에서 작업자들이 방탄조끼용 금속판을 만들고 있다. 2022.03.24.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집중한다며 이 지역을 포위한 뒤 다시 전렬을 재정비해 대대적인 침공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실제로 러 군은 아직도 남부지역 도시들에 대한 포위작전을 계속하면서 마리우폴을 비롯한 여러 도시를 초토호시키고 주민들을 죽음의 폐허속에 가둬두고있다.

모로코를 방문한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 러시아정부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엔 우리는 행동쪽에 집중할 수 밖ㅇ 없다.  러시아의 행동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자비하고 야만적인 침략이다"라고 말했다.  
 
협상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내면서도 29일 같은 날에  남부도시 미콜라이우를 폭격해서 주정부 청사에서 수 십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 그 증거라고 그는 말했다.

고려인인 비탈리 킴 주지사는 " 러시아군은 악랄하게도 사람들이 출근하는 시간을 노려서 빌딩에 공습을 가했다.  나는 그 날 늦잠을 자서 운좋게 피살을 면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방부대변인은  러시아측 발표와 달리 키이우 근방에서 러시아군 지상군이 이동한 것은 아주 소규모라고 말했다. " 그건 진짜 철수가 아니라 군대의 재배치로 보였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키이우의 군대가 어디에 재배치될지,  어느 정도 규모가 이동할지 예단할 수 없다며 " 어쨌든 키이우에 대한 공격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러시아군은 여전히 키이우 폭격을 계속했고  지금도 어느 때라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대규모 공세를 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군사전문가 롭 리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철수 발표는 " 몇 주일째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데다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저항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키이우 일대의 전황을 인정한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현재 키이우 시 전체를 포위할 병력이 모자라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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