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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성공≠직원 성공" 웹젠 노조, 내달 2일 게임업계 최초 파업

등록 2022.04.18 15:39:53수정 2022.04.18 15: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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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넷마블도 실제 연봉 1억 받는 경우 거의 없다"

"회사의 성공이 직원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

"5월2일부터 파업 시작…진전된 안 제시하면 대화"

[서울=뉴시스] 경기도 분당 웹젠 사옥 앞에 걸린 웹젠 노동조합의 요구문. (사진=웹젠지회 제공)

[서울=뉴시스] 경기도 분당 웹젠 사옥 앞에 걸린 웹젠 노동조합의 요구문. (사진=웹젠지회 제공)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웹젠 노동조합이 게임업계 최초로 5월 2일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사업노동조합 웹젠지회(웹젠위드)는 18일 경기도 분당 웹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법적인 절차는 모두 끝났다. 노동절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를 다지고 5월 2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이미 수차례 노조 측의 양보안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수용도 없었고, 웹젠 조합원으로 하여금 파업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쓰게 만들었다"며 "파업 이후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최종결정권자인 김태영 대표이사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노조는 "회사가 진전된 안을 제시하고 대화하고자 한다면 언제든 교섭에 응할 것"이라며 "노사 간 파국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파업에 나선 이유는 실적에 맞는 보상과 분배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노사는 지난 1월 첫 임급교섭을 시작으로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까지 거쳤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노조는 '일괄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평균 10% 인상'(약 480만원~500만원)을 제시했다. 이후 노동위원회 조정 거치며 노조는 '평균 16% 인상'에 '일시금 200만원'이라는 타협안을 제시했고, 사측은 기존 제안에 평가B 이상 200만원을 추가 제안을 고수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지난 6~8일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조합원 92.8%가 참여해 ⅔ 이상이 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번 일은 단순히 한 회사의 직원들이 처우에 불만을 품고 일어선 이슈로만 보기 어렵다. 폭발적인 성공을 보여준 게임업계에서 깜깜이 연봉협상이 가져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또 "게임업계에선 성공하면 직원들도 엄청난 돈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것처럼 포장돼 있다. '넷마블 연봉이 1억이더라', '엔씨 연봉이 1억이더라'는 기사를 숱하게 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사실이 그렇다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회사의 성공이 곧 직원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게임업계의 현실"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웹젠 역시 다르지 않다. 일부 여론에선 연봉이 7000만원인데 너무 과한 걸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실제로 웹젠의 평균연봉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면서 "웹젠이 돈을 못 버는 회사도 아니다. 600명이 영업이익 1000억 원대를 내고 있다. 그러니 주총에서 임원 보수로 100억 원이 설정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이 연대 발언을 통해 웹젠 파업을 지지했고, 배수찬 넥슨지회장도 힘을 보탰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분들께 응원을 부탁드린다. 모두의 이익을 위해 당장의 불이익을 감수한 동료들"이라며 "그 업무공백을 메울 필요도 없다. 그것은 오로지 파업을 방치한 회사가 감수할 손해다. 노동자가 임금을 포기했을 때 회사 역시 그 노동자로 인해 당연한 듯 유지되던 것들을 포기해야 함이 사회적 규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웹젠의 게임을 사랑해주시는 유저 여러분께 사죄 드린다"면서 "우리는 힘 닿는대로 회사에 타격을 줄 생각이다. 그러나 저는 노동조합의 대표이기 이전에, 개발자이고, 개발자이기 이전에 우리의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다. 잠시 일터를 떠나더라도 있어야 할 곳과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겠다. 이 투쟁이 승리로 끝나고, 이 회사가 보다 더 많은 인재를 품게 되면, 반드시 더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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