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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재명 '계양을 차출론'에 지도부 고심…당내 반대도 상당

등록 2022.05.04 18:35:55수정 2022.05.04 18: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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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지선 어려워져서 이재명 지지층 결집이 중요 전략"

민주, 인천 계양을, 성남 분당갑 전략선거구로 남겨둬

전략공천위, 지역의원들에 이재명 계양을 출마 의견 수렴

명분 약한 출마에 반대론도…인천 의원들 찬반도 '반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의 차출론이 공론화 단계에 들어섰다.

당 전략공천관리위회(전략공관위)에서 차출 가능성을 공개 거론한데 이어 전략공천 의결 권한을 가진 민주당 지도부도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차출 검토를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출마지로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인천 계양을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 상임고문의 결단이 주목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상황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지난 대선에서 이 상임고문을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을 다시 결집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한 전략"이라며 " 이 상임고문에게 출마를 해달라고 하는 인천 지역이나 수도권, 전국의 요구들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열어놓고 지도부가 판단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1614만표를 얻은 분으로서 이번 지방선거에 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지원을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해달라는 요구가 있게 된다면 본인도 그 점에 대해서는 깊게 고심을 하시지 않을까라는 의견들이 지금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저희가 현재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보궐선거 공천 문제는 각 지역의 사정도 살펴봐야 돼서 우선 지역의 지형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 차원의 '이재명 차출론'에 거리를 뒀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전략공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욱 의원이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천 계양을과 경기 성남분당갑 모두에서 차출 가능성을 공개 거론함에 따라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등판론에 급속히 힘이 쏠린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 인터뷰에서도 "이재명 후보 만큼 민주당에서 파워풀한 스타는 없다"며 "전국 선거를 돌아다니면서 지원하는것이 올바를 것이냐 아니면 분당갑이나 계양을 직접 출마해서 정면돌파하는 모습이 좋으냐고 하는 것을 고민하고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인천 지역 의원들에게 이 상임고문의 계양을 전략공천 관련 의견 수렴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보궐선거 지역구 7곳을 모두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고 4곳의 전략공천을 발표하면서도 이 상임고문의 차출론에서 거론되는 인천 계양을과 경기 성남분당갑은 공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도부 차원에서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차출을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 지도부가 고민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로 보여진다.

우선 이 상임고문이 전직 대선후보라는 자유로운 신분으로 전국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지원에 나서는 것과 직접 보궐선거 선수로 뛰는 것 중 어느 것이 민주당의 지방선거 성적표에 도움이 되느냐이다.

이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치러지는 지방선거 타임 테이블상 민주당에 가뜩이나 불리한 상황에서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지지율을 까먹은 것과도 무관치 않다.

윤 당선인에게 불과 0.73%포인트차의 석패를 당한 이 상임고문이 전국적 지지도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지방선거를 전체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 또는 인천 계양을에 선수로 출전해 간접적으로 수도권 지방선거에만 시너지를 발휘해 주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이냐의 고민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이자 당내 소중한 자산인 이 상임고문이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다면 의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약점을 보완함과 동시에 경찰의 성남FC 압수수색 등으로 커지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도 갖출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04.  [email protected]

마지막으로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전제로 지역 연고가 없는 대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계양을, 그리고 성남시장 출신으로 출마 명분은 있지만 당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분당갑 중 어느 곳이 적합하냐에 대한 고민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전략공관위는 시간이 촉박한 점을 감안해 늦어도 오는 10일까지는 보궐선거 공천 작업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어서 어떤 방향이든 이 상임고문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였던 송 전 대표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이 전투시기에 1600만표를 얻은, 0.73%포인트차로 진 이재명에게 뒷방에 갇히라는 것은 이적행위라고 본다"며 이 상임고문의 차출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연장전 골차기라도 조금 했으면 하는 관중이 흩어지지 않고 더 모였다. 뭐라도 해야 한다"며 "계양을이든 뭐든 여론조사해서 이길 카드로 둬야 한다. 대의명분만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등판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엄존한다. 비록 석패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대선후보로서 패장이었던 이 상임고문이 보궐이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선거에 나서는 데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는 논리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정치인들에게 출마는 선택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특히 이 상임고문 같은 경우 출마가 개인적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고 당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만약 보궐선거에 출마를 한다면 함께 치러지는 지방선거 전체의 성격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 잡는 칼로 닭 잡는다는 우려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이 상임고문의 출마가 대선 패배 후에 성찰과 반성 기조 속에서 당이 새롭게 달라지기를,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열망에 부합하는 것인지 당도, 이 상임고문도 잘 따져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당내에서 계양을의 경우 출마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당 지도부와 이 상임고문에게는 부담이다.

이날 민주당 소속 인천 지역 의원들은 이 상임고문의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찬성 의견 중에는 이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로 지방선거의 승리 기세를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 등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상임고문이 인천에 연고가 없는 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인천 계양갑이 지역구인 유동수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반대가 많고) 그렇지는 않다. 엇비슷한데 강하게 찬성하시는 분들도 있다"면서도 "의견 일치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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