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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특근거부도 업무방해죄 가능"…1명 차이로 합헌(종합)

등록 2022.05.26 15:11:51수정 2022.05.26 15: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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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현대차 비정규직, 형법 314조 1항 헌법소원
폭력 없는 특근거부도 업무방해…유죄 확정
헌재 "단체행동권, 기업·경제 영향 땐 제한"
"사용자 권리침해, 형사책임으로 보호해야"
재판관 5명 "단체행동권 위축" 위헌의견 내
심리만 10년…양승태, 동향파악 혐의 기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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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있다. 2022.05.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비정규직 해고에 항의하며 특근을 거부한 노동조합원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은 기업이나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폭력을 쓰지 않는 형태의 파업이더라도 기업에 큰 손실을 끼친다면 형사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헌재는 26일 오후 A씨 등이 형법 314조 1항 등에 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지난 2010년 3월 협력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직원 18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A씨 등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은 휴일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의한 뒤, 이를 대자보나 문자메시지로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결국 A씨 등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특근을 집단으로 거부해 협력업체 공장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 등을 확정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지난 2011년 전합 판례에 근거해 A씨 등의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했다. 그동안 사업장 점거나 기물파손 등 폭력이 없는 단순파업도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면 업무방해죄로 처벌했는데, 전합은 '전격성'과 '중대성'이라는 업무방해죄의 처벌 기준을 제시했다.

즉 파업 등이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하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운영에 중대한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등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게 전합의 판단이었다.

A씨 등 노조 간부들은 항소심이 진행되던 지난 2012년 2월 자신들에게 적용된 형법 314조 1항이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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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뉴시스] 김얼 기자 =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 관계자들은 지난 2020년 11월13일 전북 완주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정문 앞 도로에서 '전태일 열사 50주기 정신계승 비정규직 차별철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1.13. pmkeul@newsis.com


헌재는 A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헌재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봤다. 이는 일종의 집단적 실력행사로 상대방에게는 위력으로 느껴지며 기업의 경우에는 생산 차질이나 매출 감소, 이미지 훼손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단체행동권의 행사는 비슷한 다른 사업장이나 전체 산업구조와 국가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므로 어떠한 경우에든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건 아니라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만약 근로자의 단체행동권 행사가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선택 및 경제활동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거래질서나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조합법 역시 국민경제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헌재는 A씨의 사례에 적용된 전합 판결로 인해 업무방해죄가 단체행동권 행사를 지나치게 제약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전합이 위력의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했으며, 전격성과 중대성 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도록 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 등의 사건에서 문제가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는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로 하여금 교섭·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게 해 단체행동권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용자의 사업운영상 중대한 혼란과 손해도 초래하며, 그러한 사용자의 권리침해는 근로자들에게 민사상 책임을 지우는 것만으로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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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있다. 2022.05.26. jhope@newsis.com


다만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노동조합법 위반에 대한 처벌조항이 정비돼 있음에도, 단순파업 그 자체를 형이 더 중한 형법의 처벌대상으로 삼는 건 단체행동권 행사를 주저하게 하는 위축효과를 초래한다"며 일부위헌 의견을 냈다.

특근 거부와 같은 단순파업은 소극적인 실력행사로, 일종의 근로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않는 채무불이행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지, 형사처벌까지 하는 건 인권존중에 어긋난다는 게 이들 견해다.

아무런 유형력 행사가 없는 단순파업을 처벌하는 건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 의무를 형벌로 강제하는 것이라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업무방해죄로 처벌되지 않는 사례가 전합 판례로 제시되긴 했지만, 사안별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근로자로선 단체행동권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9명 중 5명의 재판관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정족수인 6명에 이르지 못해 업무방해죄는 합헌으로 결론이 났다.

한편 헌재가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혐의 중에는 헌재에 파견된 법관을 통해 A씨 등의 헌법소원을 비롯한 주요 사건의 내부정보를 전달받은 것도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당시 헌재에 파견됐던 현직 판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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