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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가뭄까지…농산물發 물가 압력 거세질라

등록 2022.06.06 15:00:00수정 2022.06.06 15: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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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가뭄…한 달간 전국 평균 강수량 평년 5.6% 수준

양파·마늘·감자 등 밭작물 생육 치명적…가격 상승세 가팔라

정부, 가뭄 대책비 22억·할인쿠폰 80억 등 상승 억제 안간힘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상 이변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 중인 가운데 가뭄으로 비교적 안정세에 있던 국내 농산물 가격까지 요동치고 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비 오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극심한 가뭄에 양파와 감자 등 밭작물 생육 저하가 우려된다. 어느덧 5%대까지 치솟은 물가에 농축산물 가격 상승 압력까지 가중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6일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 통계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5.4㎜로, 평년(103.1㎜)의 5.6%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1973년 관측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제주(18.0㎜)와 강원 영서(10.7㎜)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10㎜도 채 비가 오지 않았다.

곡창지대가 많고, 노지 밭작물을 재배하는 전남(2.9㎜)과 경남(2.0㎜)은 최악의 가뭄을 겪는 중이다. 연휴 기간인 5~6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그 간의 가뭄을 일소에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이 시기 가뭄은 양파와 마늘, 감자 등 밭작물 생육에 치명적이어서 해당 작물의 가격 상승과 직결된다. 5월부터 진행된 모내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봄철 가뭄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2일 세종시 소정면의 한 하천이 바짝 말라붙어 있다. 2022.06.0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봄철 가뭄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2일 세종시 소정면의 한 하천이 바짝 말라붙어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감자 소매가격은 지난달 초 100g당 331원 하던 것이 최근에는 533원으로 한 달 사이 61%나 뛰었다. 양파 도매가격은 불과 일주일 사이 6000원 넘게 뛰었다. 지난달 27일 20㎏기준 9950원하던 것이 이달 3일에는 1만6640원으로 올랐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뛴 탓에 비료 가격도 올랐고, 국제 유가도 꺾일 줄 몰라 생산비가 크게 뛰었다. 농번기 일손 구하기도 빠듯해지면서 인건비도 예년보다 30% 이상 오른 상황이다.

이처럼 다각적인 가격 상승 압력에 배추와 무, 쌀 등 주요 농작물 경작 면적도 줄어 다른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농산물 가격 오름폭이 지난달부터 확대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4.2% 올랐다. 농산물은 일부 품목에 국한해 가격이 올랐지만 축산물은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등 무려 12.1% 상승했다.

가뭄과 재배면적 감소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하반기 물가 상승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5%대로 올라선 소비자 물가는 뚜렷한 하방 압력이 보이지 않는다. 오름세에 있는 농산물 가격이 하반기 물가를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email protected]



따라서 정부도 농축산물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가격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충일 연휴 기간 물가 현장을 찾아 "국제 곡물가 급등에다 가뭄 피해까지 더해지며 일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농축산물 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에 걸쳐 가격 안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가뭄으로 인한 농업용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다목적댐 용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저수지를 준설하는 등 가뭄 대책비 22억원을 가뭄피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긴급 투입한다.

지난달 30일 내놓은 민생 안정 대책에 담긴 사료·비료 매입비 지원을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에 추가 반영한 2456억원을 신속하게 집행, 농가 원가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농축수산물 구매 시 20~30%(최대 1만원)를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이달 중 돼지고기, 계란 등 가격 상승 품목에 80억원의 할인쿠폰 예산을 집행한다.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 5100t의 출하량을 조절하고, 봄배추 5700t, 봄무 1300t, 양파 1만4000t 등 채소가격안정제 물량을 활용해 공급을 확대하는 등 수급관리도 강화한다.

추 부총리는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농축산물 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에 걸쳐 업계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농산물 수급관리, 식량 자급기반 확충, 생산·유통 비용 절감 등 관련 대응 방안을 계속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생활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2022.06.05.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생활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2022.06.05.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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