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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우크라행 심사숙고했어야" vs 이준석 "공천 얘기엔 용기 필요할 것"

등록 2022.06.08 11:22:29수정 2022.06.08 12: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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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충남 지역 공천 문제 포문 열어

"공천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 필요"

정진석 "우크라 가는 게 우선순위인가"

"尹 공약 리뷰와 실행계획 먼저 했어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 박대출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 박대출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출범과 공천시스템 개혁,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두고 대립 중인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 간 갈등이 재차 불거지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이 대표가 6·1 지방선거 당시 충남 지역 공천이 공평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하는 한편, 정 의원은 '최다선'(5선) 의원으로서 당내 의견을 전달했다면서도 이 대표의 행보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기 관할인 노원구청장도 안 찍어내리고 경선한 당대표에게 공천 관련해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지방선거 당시 공천 불만에 대해 반박했다.

이는 최근 공천시스템 개혁을 내건 이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정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출국 전 띄운 혁신위원회를 통한 공천시스템 개혁과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한 바 있다.

당초 전날 마무리된 것으로 보였던 이 대표와 정 의원 간 갈등은 이 대표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지역구를 둔 정 의원을 겨냥한 듯 지난 6·1 지방선거 충남 지역 공천 과정에서 나온 이의 제기에 대해 반박하면서 재점화됐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가장 큰 이의 제기는 충남 공천에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점수에 미달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넣어달라는 이야기였다"며 "그 사람을 안 넣어주면 충남도지사 선거가 위험하다고 이야기가 들어왔다. 저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도지사 선거는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추모의벽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2022.06.08. photo@new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추모의벽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2022.06.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정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악감정이 있는 것도, 당권 투쟁한 것도 아니다. 명색이 최다선인데 당원·의원들 의견을 대신 전달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정 의원은 "지방선거 직후에 우크라이나를 제일 먼저 달려가는 것이 우선순위였을까"라 꼬집으며 "윤석열 정부에 기대를 건 지방선거 민의를 다시 곱씹으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어떻게 정부를 뒷받침할지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고 토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여러 법률안도 정책 의제를 중심으로 정비해야 한다"며 "윤 정부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 여러 분야의 토론을 심도있게 하고 윤 대통령이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을 리뷰하고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서는 "인도적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러시아와의 전쟁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민감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항이라 국익 차원에서 심사숙고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고 있고 조만간 핵실험을 감행한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강화한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고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강화할 때 러시아 협조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민감한 외교적 이해관계와 한반도 문제가 맞물려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러시아 역성을 들고 있다"는 지적에는 "대한민국 외교부를 역성든 적은 있다"라고 응수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회지도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2022.06.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회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회지도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2022.06.08. [email protected]

이 대표와 정 의원의 갈등은 이 대표가 출국 전 띄운 혁신위원회에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 이후 오뜸당원 도입과 공천시스템 개혁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개혁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문을 연 것은 정 의원이다. 그는 지난 6일 SNS를 통해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내면서 겪은 일화를 소개하며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작심 비판했다.

또 "이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았다"며 "이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해 "정부와 청와대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전하며 "이 대표의 방문이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SNS에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 올리며 응수했다. 우크라이나 방문을 꼬집은 점에 대해선 "한국에 계신 분들이 러시아 역성드는 발언들을 많이 해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대선 중 당사에 우크라이나 국기 조명 쏘고 러시아 규탄 결의안 낼 때 아무 말 없다가 지금 와서 뜬금없이 러시아 역성들면 그게 간보는 것이고 기회주의"라고 비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대표와 한-우크라이나 자유·평화 연대 특별대표단은 오는 9일 국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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