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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관망 속 정진석·이준석 공방, 어떻게 되나

등록 2022.06.10 11:33:58수정 2022.06.10 12: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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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날 작심 비판에 정진석 "소이부답"

尹대통령 오찬 계기로 당 내홍 사그라들지 관심

이 대표 성상납 의혹 윤리위 결정…내홍 변수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사진은 지난달 6일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광역단체장 공천장 수여식을 마친 후 손을 잡고 대화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2022.05.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사진은 지난달 6일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광역단체장 공천장 수여식을 마친 후 손을 잡고 대화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2022.05.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당대표와 당내 최다선 의원 간 갈등 국면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지켜보겠다"며 관망 자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 자중론 압박을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공방전을 이어갈지 자제할 지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여당 갈등이 점입가경'이라는 취재진의 지적에 "뭐 갈등이 있습니까. 정치라는 게 늘 그런 거 아니겠나"며 "대통령은 국가의 대통령이지 당의 수장도 아니고 당 문제는 지켜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는 자칫 중재자로 나서려다 당내 파워게임에 휘말리게 될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할 수 있어 당분간 당과 거리를 두고 관망세를 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이 대표와 정 의원 간 날선 공방전은 격화되고 있다. 이 대표가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그는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하자마자 당내 중진인 정진석 의원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달 말 당 윤리위원회에서 성매매 의혹에 대한 징계 결정이 내려지는 만큼 친윤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혁신위의 위원장에 최재영 의원을 임명한 것을 비판한 정 의원을 향해 "소위 이준석계로 몰아붙이면서 이런 식으로 정치적 공격을 가하는 것은 적어도 여당 소속의 국회 부의장이 해서는 안 될 추태에 가깝다"며 "어떻게 당내 소속 의원, 당내 소속 최고위원, 당 대표를 저격해 가면서 자기 입지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이 당을 대표하는 어른일 수 있겠나"라고 쏘아붙였다. 또 정 의원과 의 갈등이 당권 경쟁으로 비쳐지는 데 대해서도 "당권 싸움으로 절대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진석 부의장은 당권 주자가 아니다"라며 "자기 정치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당 최고위가 만류에 나섰지만 이 대표는 정 의원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수위'를 더 높인 셈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압승 뒤로도 자만을 경계하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몸을 낮춘 행보를 당에 주문하고 있지만, 당대표와 최다선 중진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새 정부 출범 후 곧바로 지방선거로 이어졌던 컨벤션효과의 동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 간 갈등이 단번에 해소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오찬을 계기로 갈등이 정체국면에 접어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진석 의원은 당내 자중론을 의식한 듯 9일 이 대표의 귀국 전 SNS에  "가뭄이 극심해 지역 농가는 초상집 분위기고, 논바닥이 갈라진 지 오래"라며 "가뭄 현장에 가서 당 지도부 회의 한 번 열었으면 좋겠다"고 농가 상황 우려를 전했다. 이를 두고 갈등 자제를 촉구한 당내 목소리를 수용하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틀 전 "선배 정치인이 당대표에게 한마디 하기 위해서 그토록 큰 용기가 필요한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톤이 누그러진 셈이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전날 수위가 센 비판에도 맞대응하는 대신 '소이부답(笑而不答)'이라는 사자성어가 적힌 액자 사진을 10일 SNS에 올렸다. 이는 웃을 뿐 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 대표의 직접적인 비판에는 앞으로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과 오찬을 하는 모습. (사진=정진석 국회부의장 페이스북) 2022.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과 오찬을 하는 모습. (사진=정진석 국회부의장 페이스북) 2022.03.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표 역시 전날 귀국회견에서 작심 비판을 쏟아낸 뒤로는 더 이상 정 의원을 향한 비판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과 오찬을 앞둔 시점에 불필요한 당내 분란을 자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한편에선 소위 '윤핵관'의 맏형 격인 정진석 의원과 이 대표간 갈등이 윤 대통령 오찬을 기점으로 사그라들더라도 이달 말 당 윤리위에서 심사가 예정된 이 대표의 성성납 의혹에 관한 윤리위 결정에 따라 당 내홍 재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부터 친윤계와 갈등을 반복해왔고, 친윤계를 주축으로 한 당내 의원모임 '민들레'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세 과시하듯이 총리, 장관 등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정부 측 관계자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굳이 무리 지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사실상 비판했다.

'민들레'가 단순한 공무모임에 그치지 않고 내년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뿐만 아니라 내후년 총선 공천 등과 맞물려 장기적으로 친윤계의 세력화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 대표가 친윤계에 견제구를 날린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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