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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2년…디지털 성범죄 신고해도 66%는 방치

등록 2022.06.29 11:15:00수정 2022.06.29 11: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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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내외 포털, SNS 등 35개 온라인 플랫폼 점검
4개월간 디지털성범죄 게시물 1만6455건 신고
'n번방 사건' 이전보다 삭제 등 조치 강화됐지만
신고 게시물 10건 중 3건꼴 조치…66%는 '미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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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픽사베이 자료사진. 2022.06.20. photo@newsis.com.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디지털 성범죄 사건인 'n번방 사건'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른바 'n번방 방지법' 시행 1년 반 이후 온라인 플랫폼에서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이 신고되면 10건 중 3건꼴로 삭제 등의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게시물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서울시는 시민 801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을 통해 4개월간 35개 온라인 플랫폼의 디지털 성범죄 신고 시스템을 분석했다고 29일 밝혔다. n번방 사건 이후 시민들이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환경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점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번방 방지법인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따르면 모든 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촬영물에 대한 신고·삭제요청이 있는 경우,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시민감시단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불법촬영물 등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을 발견해 신고했을 때 삭제가 얼마만에 이뤄지는지, 신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등을 집중 점검했다. 점검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다음, 네이버, 구글 등 35개 플랫폼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10월까지 4개월간 진행됐다.

감시단이 해당 기간 신고한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은 1만6455건이었다. 이 중 조치가 이뤄진 게시물은 5584건으로 전체의 33.9%로 집계됐다. 신고된 게시물 10건 중 3건꼴로 조치가 이뤄진 셈이다. 전체 게시물 중 삭제된 게시물은 3047건(18.5%)으로 집계됐다. 이어 일시제한 1419건, 일시정지 1118건 등의 순으로 조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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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시는 시민 801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을 통해 4개월간 35개 온라인 플랫폼의 디지털 성범죄 신고 시스템을 분석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2.06.29. photo@newsis.com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게시물은 1만871건(66.1%)에 달했다. 신고 게시물에 대한 조치가 없었던 것은 온라인 플랫폼별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신고된 게시물을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만 n번방 사건 이전과 비교했을 경우 신고 게시물에 대한 조치가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9년 점검 당시 삭제 등의 조치가 이뤄진 게시물은 22.8%로 10건 중 2건꼴이었다.

신고 게시물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은 '7일 이상'이 2374건(4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일 이내'는 1127건(20.1%), '2일'은 442건(7.9%)으로 다소 느리게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플랫폼 상의 신고처리 안내 시스템은 대체로 갖춰졌다. 게시물 신고시 신고됐다는 안내가 이뤄진 것은 1만1238건으로 전체의 68.3%에 달했다.

신고 처리결과 통보율은 해외 플랫폼이 50.2%로 국내 플랫폼(40.3%)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신고 게시물에 대한 삭제 등의 조치율은 국내 플랫폼(37%)이 해외 플랫폼(23.1%)보다 높았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신고 게시물에 대한 기준이 더 엄격해 상대적으로 높은 조치율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신고 게시물의 피해자는 여성이 1만3429건으로 81.6%를 차지했고, 남성은 1390건(8.4%)로 나타났다. 피해 연령대는 성인 55.2%, 식별곤란 28.4%, 아동.청소년 16.4% 순이었다. 시민들은 온라인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취해야할 조치로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을 올린 계정에 대한 강력한 규제(41.6%)'를 가장 많이 꼽았다.

범죄 유형(중복응답)별로는 유통·공유가 1만1651건(70.8%)으로 가장 많았다. 여학생들의 짧은 교복 치마와 속옷만 입은 사진을 찍어 모아 놓은 게시물 등을 수없이 유통.공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어 비동의 유포·재유포 7061건(42.9%), 사진합성·도용 4114건(25.0%), 불법촬영물 3615건(22.0%), 성적괴롭힘 3230건(19.6%), 온라인그루밍 1887건(11.5%)이 뒤를 이었다.

사진합성도용의 경우 아동·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의 사진을 올려 신상정보를 유출하고 합성.게시해 불특정 다수에게 성적인 대상으로 성희롱당하게 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았다.

서울시는 이번 감시단 점검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과  안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예방교육.매뉴얼 보급 등 예방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 3월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개관한 바 있다. 디지털 성범죄 발생시 상담, 삭제지원, 피해자 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센터는 개관 3개월 만에 게시물 1035건의 삭제 등을 지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운영 중인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을 공동 활용해 피해 영상물을 신속하게 삭제.지원하고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의 적극적인 삭제 조치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는 시민, 플랫폼 운영 기업 등과 함께 보다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에 이르는 통합적인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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