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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림프부종 유발 '유전자 변이 패턴' 발견"

등록 2022.09.14 09: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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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명유진·서수현 교수 연구팀

희귀질환 유전성 림프부종, 동양인 연구 없어

한국인 환자 CELSR1 유전자 높은 비율 발견

"난치성 희귀질환 치료 실마리 될 것 기대"

[서울=뉴시스]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2022.09.14

[서울=뉴시스]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2022.09.14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일차성 림프부종) 환자에서 발견된 특이한 유전자 변이 패턴과 국내 환자의 질환 양상을 보고했다. 난치성 희귀질환인 유전성 림프부종의 유전 변이와 형질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영상의학·핵의학 검사를 통해 국내 환자들의 특이한 유전 변이 패턴을 발견하고,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증상을 보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는 서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던 CELSR1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 모계에 한 가지였던 해당 유전자의 유전변이가 자녀에서는 두 가지 유전변이로 나타나는 등의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

또 연구팀은 서양인과 비교해 신체 특정 부위에 국한하기보다는 전신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고 성인기 이후 나타나는 비율이 서양인보다 높다고 보고했다. 유전성 림프부종은 일반적으로 다리가 부어오르는 경우가 많고 출생 시기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진 데 반해 한국인에서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성 림프부종의 유전 변이와 형질을 분석한 아시아 최초의 연구로, 향후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임상정보가 될 전망이다.

명 교수는 “유전성 림프부종은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지만, 조기에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한국인 유전성 림프부종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어진다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원인을 규명해 근원적 치료 방법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임파선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림프계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이루는 ‘림프구’의 생성과 순환을 비롯해 소화관의 영양 성분, 입자가 큰 노폐물 등을 운반하는 제2의 순환계로 불린다. 림프계는 수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순환 시스템에 손상이 생겨 피하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되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는데, 이를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유전성 림프부종은 수술 등 요인이 아닌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구 6000명에 한 명 정도로 발병한다.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오른 부종 부위는 작은 상처도 잘 회복되지 않고 심각한 건조증이 생기거나 나무와 같은 딱딱하고 거친 질감이 되기도 한다. 방치할 경우 패혈증이나 피부 농양, 궤양, 괴사까지 진행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전성 림프부종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유전자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표본이 적어 관련 연구 역시 소수에 그치는 데다 기존의 연구조차 대부분이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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