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자수첩]무심코 쓰는 마약 신조어, 범죄 경각심 낮춘다

등록 2022.09.30 14:02:3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마약 위험국 한국, 하루에 35명꼴로 마약 사범 검거
마약 범죄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마약 신조어' 성행
신조어 접하는 2030, 마약 범죄자 중 56.8% 차지해
특허법원, 2020년 '마약 베개' 상표 등록 결정 허용
마약 범죄 심각…위험성 흐리는 신조어 사용 삼가야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69.1㎏→1272.5㎏'

지난해 한국의 마약 밀수 단속량은 2017년에 비해 18배 늘었다. 마약 사범도 매년 늘어 올해 들어선 하루에 35명꼴로 적발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반인, 연예인의 마약 관련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약이 크게 확산한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전체 마약사범 중 2030 세대의 비중은 2018년 40.6%에서 지난해에는 56.8%로 늘었다.

마약도 비대면 거래가 늘어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층이 타겟이 된 면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떨어져 젊은 층 범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부터 마약 수사를 해왔다는 한 경찰은 "옛날엔 마약은 약쟁이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새는 마약 한 번 한다고 인생 망가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은 외국 생활 경험도 많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마약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실제 일각에서는 마약 관련 신조어가 범람하면서 관련 범죄의 경각심을 해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길거리 간판과 메뉴판, 온라인 등에선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마약 베개' 등과 같은 신조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번 먹으면 중독된다', '잊기 힘들 만큼 좋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인데, 용어가 보편화되면서 마약이라는 단어 자체도 친숙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미 우리사회는 마약 범죄의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적으로 마약 범죄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마약의 위험성을 흐리게 하는 마약 신조어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일리가 있다.

이미 상표법은 '상표 그 자체 또는 상표가 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와 내용 등이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는 등 공공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을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특허청은 의약품이나 국민 건강에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면 '마약'이란 상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마약이라는 단어 자체가 공공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가 마약에서 자유롭다는 믿음이 있다면, 음식이나 상품명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지금 현재 우리사회가 마약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표 사용에 대한 법원의 기준도 달라져야 할 시점이다.

마약은 한 번의 호기심에 경험하더라도 파멸을 부를 수 있다고 경찰은 경고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떡볶이와 김밥, 베개에서 파멸을 부르는 호기심을 마주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z@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