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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업계 "손 없는 날에도 당일 예약 가능해요"[거래절벽 도미노②]

등록 2022.10.0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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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907건 역대 최저

서울 지역 이사 업체 허가증 양도 건수 증가세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 수원시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31일 오전 아파트 단지에 이삿짐센터 차량이 서 있다. 2021.08.31. iambh@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 수원시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31일 오전 아파트 단지에 이삿짐센터 차량이 서 있다. 2021.08.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손 없는 날에도 당일 예약이 가능할 정도예요."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A 이삿짐센터 관계자는 뉴시스 취재진에게 "지난해만 해도 손 없는 날은 최소 이사 두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 없다"며 "일감이 너무 없다 보니 직원들도 줄고, 요즘에는 원룸 이사도 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역대급 부동산 거래절벽 속에 주택 매수심리마저 꺾이면서 이사 등 관련 업계가 혹독한 불황을 겪고 있다.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이사 등 관련 업체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고,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거래는 끊겼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역대 처음으로 1000건을 밑돌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9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 대비 10.6%, 전년 동월 대비 68.1% 감소한 수치다. 월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000건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8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9516건으로 전월 대비 10.6%, 전년 동월 대비 68.1% 급감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5465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성사되면서 전월보다 17.6%, 전년 동월보다 78% 크게 줄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예상과 집값 하락세로 주택 매수심리가 뚝 떨어졌다.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 전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으나, 한 번 꺾인 매수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8로 전주(85.9)보다 하락했다. 이는 2019년 10월 둘째 주(84.8) 조사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78.5로 전주(79.5) 대비 하락하며 201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사 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20년 넘게 이사업체를 운영 중인 한모(59)씨는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며 "올해 10년 넘게 함께 일한 직원들을 어쩔 수 없이 내보낼 정도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사업체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한 달에 한 건도 못한 적도 있다"며 "일이 워낙 없어서 직원들이 저녁에 대리운전 등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이사 업체 허가증 양도 건수는 2020년 48건, 지난해 63건이었으나, 올해는 7월 기준으로 3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이사 업체의 폐업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회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없다 보니 이사 수요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이사업체 대부분이 경영난에 시달리거나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일감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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