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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백오더 100만대-②] 3년째 계속되는 공급망 부실…왜 해결 안되나

등록 2022.10.12 11:09:00수정 2022.10.12 11: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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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난으로 시작된 부품 수급난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올해 기아에선 연료탱크 수급 차질

올해 반도체전략 TF 출범했지만 뚜렷한 해결 조짐 없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현대차의 공급망 관리가 언제쯤 원활하게 가동되며 신차 출고 기간을 줄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현대차 백오더(주문 대기) 차량이 전 세계적으로 100만대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가장 큰 원인이 부품 수급난이기 때문이다.

부품 수급난은 특히 최근 3년째 계속 반복되는 문제인데도 현대차그룹은 수급난의 대상 부품만 바뀔 뿐 근본적으로 수급난 자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2020년 와이어링 하네스를 제대로 조달하지 못해 심각한 생산차질을 빚은 이래 2021년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또 다시 백오더가 쌓인 바 있다. 올해에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여전한 숙제로 여기에 기아의 경우 차량 연료탱크 수급에도 문제가 생겨 전반적인 완성차 생산이 늦어지고 있다.

이는 역대 최악의 차량 출고 장기화로 이어지며 소비자 피해가 커지는 모습이다. 일부 인기 차종은 차량 출고 기간이 아예 18개월 이상으로 길어져 현대차그룹 고객 이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대차그룹은 부품 공급난에 대해 속시원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공급난은 2020년 2월 중국발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종의 전선 다발을 뜻하는 이 부품은 차 내부의 각종 전기장치에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혈관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원래 중국 내 2~3개 협력사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 받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협력사들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며 와이어링 하네스가 없어 현대차 생산라인이 조업을 멈추는 긴급 사태까지 나왔다.

2021년에는 와이어링 하네스 대신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용 반도체 대신 컴퓨터나 휴대폰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반도체 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올해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여전히 계속되는 문제다.

최근엔 기아 생산라인이 또 다른 부품난으로 멈췄다. 차량용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가 납품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원재료까지 제때 공급받지 못했고, 악재가 더 겹쳤다는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망 문제가 3년 째 반복되고 있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국내에서 제대로 조달이 안된다면 동남아 등지로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 해야 하는데 현대차그룹의 여러 속사정이 얽히며 이 역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이은 부품난으로 현대차그룹의 신차 출고 기간이 줄줄이 지연되며 소비자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를 구매한 소비자 A씨는 "GV80을 주문하니 30개월을 기다리라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며 "현대차그룹의 생산 차질이 결국 오랜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내재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무역협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분업 체계 취약성이 부각되고 첨단 산업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등의 이유로 국가별 공급망 내재화 움직임이 확대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경제 논리로 대응하며 실리를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그룹 내 반도체 전략을 조율하는 조직(반도체전략 태스크포스)을 신설하는 등 뒤늦게 본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반도체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글로벌 반도체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부품수 축소와 공용화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사장은 이어 "핵심부품 소싱 이원화, 현지화 확대 등 공급망 체계도 개편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차그룹의 부품 공급난은 숨통이 트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2분기 경영 실적 발표에서도 주주들에게 "부품 수급 완화에 따른 점진적 생산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희망사항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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