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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백오더 100만대-③] 고객들 커지는 피로도…현대차 이탈 속도 붙나

등록 2022.10.12 11:10:00수정 2022.10.18 08: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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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현대자동차의 백오더가 100만대를 넘은 가운데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계속 길어지며 고객들의 현대차 구입 피로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1일 신차 구매 플랫폼인 겟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주요 모델은 계약 후 차량 키를 받기까지 평균 17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인기 모델인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이보다 훨씬 긴 24개월 이상이 기다려야 차키를 받을 수 있다. 제네시스 GV80은 트림에 따라 16~30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특히 현대차 백오더가 100만대를 넘는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현대차 출고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는 계속 커지고 있다. 계약 후 차키 수령에만 2년 넘게 걸리다보니 "차량을 받자마자 중고차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렇다보니 현대차 잠재 고객들의 이탈 우려도 커진다.

최근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계약한 소비자 A씨는 "10년 된 중고차가 잔고장이 많고 아이도 있어 차를 바꿔야 한다"며 "중고차를 사기도 애매한데 18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니 신차를 사는 건지 나 스스로 헷갈린다"고 말했다.

다양한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도 신차 대기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제네시스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현대차가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며 "대기기간이 늘어나면 가격을 내려주든가 해야 하는데 오히려 가격은 더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계약은 받고 출고 기간은 안 지키면서 자기들은 10원 한 장 손해를 안보려 한다"며 "자신들이 빡빡하게 생산 일정을 잡아놓고 계속 외부요인 탓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고객들은 아예 현대차 출고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중고차나 수입차로 갈아타고 있다.

전기차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아이오닉 5 계약을 걸었는데 대기기간이 너무 길어 폴스타2 프리컨을 잡았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백오더 물량은 내수 67만1000대, 수출 33만2000대로 총 100만3000대에 달한다.

백오더 문제는 현대차 판매법인과 생산공장 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국내 일부 판매직원들이 울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차량을 빨리 생산해달라고 항의하는 초유의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공급망 문제로 가뜩이나 생산이 오래 걸리는데 그마저 대부분 수출로 빠지다보니 국내 영업사원들은 판매 차량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현대차 노조원이지만 판매 담당 노조원들은 차량을 판매해야 인센티브도 받는데 차량이 제때 나오지 않아 판매를 못하니 생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생산공장을 방문해 같은 노조원들에게 빠른 생산을 요구하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65%는 해외로 수출되며, 나머지 35%만 국내에서 유통된다.

현대차의 백오더 문제점은 미국 현지 판매 딜러들까지 시급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부품 수급난 이전만 해도 미국 현대차 딜러들은 2주 정도 차량 재고를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단 5일치 재고 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현대차 딜러들은 "차가 없어 못 팔고 있다"며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같은 인기 모델을 한국에서 만드는 대로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 출고 대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객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현대차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수급 가능한 부품으로 일단 차량을 출고하고 서비스센터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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