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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버팀목 어쩌나…믿었던 수출 2년 만에 역성장 우려

등록 2022.10.12 05:00:00수정 2022.10.12 07: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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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상순 수출 20.2% '뚝'…수입 11.3%↓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무역적자 전망

반도체 부진, 美·中으로의 수출 감소 영향

KDI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 약해져"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컨테이너 터미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09.01.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컨테이너 터미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09.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우리나라 경제의 대들보인 수출이 2년 만에 역성장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수출과 중국,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각각 줄어든 영향이다.

여기에 에너지 수입액은 증가세를 이어가며 연간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는 갈수록 확실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주요국의 규제 등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56억 달러로 11.3%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져 이번 달 월 수출이 1년 전보다 감소하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역성장하는 셈이다.

무역수지 적자 추세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38억2500만 달러로, 올해 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무려 327억14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연간 기준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 달러 적자)보다도 120억9000만 달러 많은 수준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무역수지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리 수출은 반도체 수출, 대(對) 중국 수출 등이 쪼그라들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세계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며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줄었는데, 이달 상순에도 전년 동기 대비 20.6% 급감했다.

각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와 경기 둔화 등으로 스마트폰과 TV 등 제품 수요가 줄며 우리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감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수요 위축과 재고 증가가 맞물리며 반도체 수출 부진이 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전시되어 있는 반도체 패브리케이티드 웨이퍼. 2019.08.1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전시되어 있는 반도체 패브리케이티드 웨이퍼. 2019.08.14. [email protected]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11.1%)을 제외하면 주요국 대상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주춤한 모양새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감소했고 이달 들어서는 23.4% 줄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여파로 소비 수요가 둔화한 데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자급률은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으로의 수출도 21.4% 감소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수입 통계를 보면 3대 에너지원 수입은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 상순 3대 에너지원(원유·가스·석탄) 총 수입액은 41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0.9% 증가했다.

다만 1~10일 통계 기준으로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 미만인 것은 지난 2월(-2.6%) 이후 처음이다. 전체 수입은 156억2000만 달러로 1년간 11.3% 감소했다.

우리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와 중국 견제를 위해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로 수출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발표한 대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는 일단 우리 기업에 대한 규제 영향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다만 향후 중국 내 우리 기업 생산시설에서 사용하는 기술·장비가 규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완벽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최근 교역 상황과 관련해 수출이 부진하며 경기 회복세도 더뎌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됐으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도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라며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수출 여건이 녹록치 않다고 판단하고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일 열린 제2차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인 원유·가스·석탄 등을 감안하면 향후 우리 수출입 여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수출 활성화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지원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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