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3.0%로 인상…10년만에 3%대
[서울=뉴시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 이후 두번째 빅스텝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것은 5%대 고물가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원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금통위는 지난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인상에 나서면서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을 하게 됐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유로존 경기침체,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 모멘텀도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성장보다는 물가와 환율을더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수준까지 올랐다. 빅스텝을 단행해 환율 방어에 나설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422.2원까지 올라가는 등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3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유출 우려에 따른 원화 약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서 상단 기준으로 0.75%포인트 차이가 났던 미국(3.00∼3.25%)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연말에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 연준은 다음달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고, 12월에도 0.5%포인트 올려 연말 금리가 4.5%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은이 다음달 빅스텝을 단행하더라도 미국과의 금리 역전폭이 1.0%포인트 벌어질 수 있다. 빅스텝을 밟지 않는다면 역전폭은 더 커진다. 과거 최대 역전폭은 1.5%포인트 였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 자본유출로 인해 원화 약세가 더 심화될 수 있고, 이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은 물가 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8월 금통위에서 "물가가 5~6%대의 높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억제와 고물가 고착 방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5.6% 오르면서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더 내려오지 않고 있다. 6월 6.0%, 7월 6.3% 등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다소 꺾였다. 반면 물가가 내년 초까지 5%대 물가가 지속될 수 있어 과감한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 앞두고 난방수요가 커지고 있어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고, 환율도 더 오를 수 있어 10월 물가가 지난 7월보다 더 뛸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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