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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대란, 망사용료法 논쟁 새 변수될까

등록 2022.10.22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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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대란, 플랫폼 사업자 사회적 책임·서비스 안정성 불 지펴

정치권-정부,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규제 '저울질'

'권력화'된 플랫폼을 보는 부정적 시선 많아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치 자료사진. 2022.10.1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치 자료사진. 2022.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지난 주말 '카카오 먹통 대란' 후폭풍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뜨거운 쟁점이었던 '망(網) 사용료(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 논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플랫폼 기업들의 서비스 망 안정성 확보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국회의 망사용료 입법 논쟁에 새로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국정감사 이전까지 여야 의원들의 7건에 달하는 망사용료법을 발의하면서 한때 입법화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달 구글 유튜브와 그 생태계를 공유하는 유튜버들의 거센 반발로 국회 내부에서도 여론이 엇갈리자 입법 추진 동력이 상실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카카오 대란, 플랫폼 서비스 안정성 도마위


이번 먹통 대란 이후 당정은  데이터센터와 함께 플랫폼 사업자도 재난대책을 정부가 관리·감독을 맡도록 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이중화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 추진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당초 플랫폼 등 부가통신사업자 정책의 경우 정부 규제보단 민간 자율규제에 힘을 실어왔다. 하지만 이번 카카오 사태로 정부 규제 쪽으로 정책 방향을 급선회하는 양상이다.
카카오 먹통 대란, 망사용료法 논쟁 새 변수될까

'망값法' 입법 드라이브 걸어온 국회, 유튜브 여론전에 갈지자 행보 보여

이같은 흐름은 현재 국회에서 시작된 '망사용료' 법안 논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망사용료법 입법 논의는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거대 글로벌 플랫폼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며 국내 통신망에 부하를 주고 있지만, 강력한 이용자 기반을 볼모로 통신사와의 망 이용료 협상 테이블을 의도적으로 기피해왔던 관행이 발단이 됐다. 당시부터 세금 문제 등 글로벌 플랫폼들의 횡포가 이슈가 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망사용료 관련 법을 발의했다. 모두 7개 법안이다.

하지만 지난달 구글 유튜브가 망사용료 논쟁에 참전하면서 급반전됐다. 유튜브가 망사용료 입법 반대 서명 운동 참여를 촉구하고,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들도 망사용료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여론전을 벌였다. 때마침 또다른 글로벌 CP인 아마존 트위치가 국내 서비스 화질을 720p(HD)로 줄이면서 불길을 더 키웠다.

이로 인해 망사용료에 대한 부정 여론이 커지자 적극적으로 입법 드라이브를 걸던 야당에서조차 이상기류가 흘렀다. 이재명 당 대표는 "법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고,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 또한 "소수 통신사를 보호하다 K콘텐츠가 폭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 막자는데…망사용료법 논쟁 새변수

이런 상황에서 지난 주말 터진 카카오 대란은 카카오·네이버·유튜브·넷플릭스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 문제와 사회적 책무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자체 네트워크 설비가 없는 플랫폼 서비스가 마비될 경우 기간통신망에 버금가는 일대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2년 전 정부와 국회가 데이터센터 재난관리 규제 법규(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입법을 시도했으나 플랫폼 사업자들의 반발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그동안 혁신 산업 저해, 정부의 지나친 간섭 등 산업계 논리가 강해 플랫폼과 같은 부가통신서비스는 통신·방송에 비해 정부의 규제권 밖에 있었다. 그러나 카카오 먹통 사고 이후 플랫폼 사업자들도 일정 부문 규제 울타리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망사용료법 논쟁 또한 플랫폼 사업자의 서비스 안정과 사회적 책무에 관한 법률이다. 절대 우월적 지위를 기반으로 통신사들과의 망사용계약 자체를 부정하는 일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행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카카오, 네이버와 해외 다른 콘텐츠 플랫폼기업들은 이미 직간접적으로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망사용료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그와 함께 안정적인 통신망 운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카카오 대란이 망사용료법 논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국회 일각에서 논의 중인 플랫폼 사업자의 재난관리감독권, 데이터센터 이원화 의무화 등 플랫폼 법안들의 경우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실효를 미칠 지 의문이 드는 상황에서 망사용료법마저 무산되면서 국내외 사업자간 형평성 문제가 전면에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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