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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막자" 얼굴 맞댄 바이든·시진핑…대만 등 이견 '여전'

등록 2022.11.15 03:51:50수정 2022.11.15 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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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협력 모습 보일 책임" 시진핑 "관계 개선 추진을"

대만 입장차 여전…"中 강압적 행동 반대" vs "레드라인 넘지 말라"

北 핵·미사일 문제도 온도차 감지…해결 접점 못 찾은 듯

WSJ "관계 개선 지장 줄 수 있는 의견 불일치 영역 있어"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11.14.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11.14.

[워싱턴·서울=뉴시스]김난영 특파원,  신정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 대 정상으로 처음 얼굴을 맞댔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격화한 양국 간 긴장을 해소하자는 차원인데, 핵심 의제를 두고는 여전히 입장차가 엿보였다.

美中 정상, 일단 웃으며 대면…"협력할 책임" "관계 개선"

이날 오후 5시36분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작된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시 주석과의 첫 대좌 자리였다. 지난 2017년 다보스 포럼 이후 5년여 만에 만난 둘은 미소를 지으며 긴 악수를 나누고 반가움을 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서로 부통령·부주석 시절 많은 시간을 보냈다"라며 시 주석 3연임 확정에 축하를 보냈다. 아울러 "세계는 우리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충돌 방지를 위한 경쟁·차이 관리와 국제 의제 협력 책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 역시 "어떤 것도 얼굴을 맞댄 교류를 대체할 수 없다"라며 이번 대면 회담에 반가움을 표하고, 현재의 긴장 국면이 양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올바른 발전 방향을 찾고 미·중 관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백악관은 이날 양 정상이 "다양한 범위의 의제에 걸쳐 각자의 우선순위와 의도를 진솔하게 이야기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비롯해 세계 거시경제 안정, 보건 안보, 세계 식량 안보 등에 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도 발표문을 통해 두 정상이 "양국 관계의 전략적 현안과 세계·역내 주요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이라고 평가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 궤도 복귀를 강조했다.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11.14.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11.14.

대만 등 핵심 문제 이견 여전…中 "미·중 간 제1 레드라인"

비록 양 정상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 간 핵심 문제를 두고는 이견이 표출됐다. 특히 최근 양국 관계 경색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대만 문제를 두고 양측은 절제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기 싸움을 펼쳤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대만을 상대로 한 강압적이고 점점 더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중국의 이런 행동이 대만해협과 더 광범위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약화하고 세계 번영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이다.

반면 시 주석은 이날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으로 규정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자 미·중 관계의 정치적 토대"라며 "대만을 중국에서 갈라 놓으려 한다면 민족 대의 위배"라고 경고했다.

경제 문제를 두고도 대립은 이어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미국 노동자와 가정, 세계 노동자와 가정에 해를 입히는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 관행'과 관련해 지속되는 우려를 제기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겨냥, "억제와 견제는 중국 인민의 사기를 북돋울 뿐"이라고 했다. "무역 전쟁이나 기술 전쟁을 시작하고, 장벽을 구축하며, 디커플링을 추구하고 공급망을 단절한다면 시장 경제 원칙에 반하고 국제 무역 규칙을 약화한다"라는 것이다.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2022.11.14.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2022.11.14.

北 도발도 의제…中 발표문에 '언급 無', 온도차 엿보여

미국이 회담 전부터 협력 영역으로 강조해 온 북한 문제도 이날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을 독려하는 데 이해관계를 보유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 측 발표문에는 북한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강조해온 대북 협력은 다소 무색해졌다. 이는 중국이 최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도발을 두둔하고 도발 책임을 미국 및 동맹국에 돌려 온 행보와도 일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발언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보유했고, 긍정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그간 미국 정부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도 양국 간에는 온도차가 엿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 사용·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으나, 중국 측 발표문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회담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이 밖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신장, 티베트, 홍콩 및 더 넓은 범위의 인권 문제를 회담에서 제기했으나, 시 주석은 "자유, 민주주의, 인권은 인류 공동의 가치이며 중국 공산당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미국식·중국식 민주주의'의 차이를 언급했다.

[발리=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022.11.14.

[발리=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022.11.14.

바이든 임기 후반, 시진핑 3기…양국 경쟁 이어질 듯

이날 회담은 두 정상이 각각 국내 주요 정치 이벤트를 무난하게 마무리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중순 당대회를 통해 자신 3연임을 확정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 행정부 중간 평가 격인 중간선거를 순탄하게 치렀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 이후 회견에서 "미국 국민은 민주주의가 우리 그 자체라는 점을 재차 증명했다"라며 "이번 선거는 세계에 '미국이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 '미국은 세계에 완전히 관여할 것'이라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양 정상이 각자의 주요 정치 이벤트를 마무리한 만큼, 이번 회담은 이후 바이든 행정부 첫 임기 후반과 시진핑 3기 체제에서 양국 관계 향방을 가늠할 자리로도 평가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날 회견에서 "(중국과의) 신냉전은 불필요하다고 전적으로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웃으며 대화했지만 핵심 의제에서는 여전한 이견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경제 등 분야에서 경쟁은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서로 온도차를 드러낸 북한 문제를 두고는 유엔 안보리 등에서 여전히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급격한 관계 하락을 중단할 방법을 모색했다"라면서도 "양국은 이런 노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깊은 의견 충돌의 영역을 인정했다"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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