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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디즈니' 나올까…게임·엔터 빅뱅 시작됐다

등록 2022.11.23 06:30:00수정 2022.11.23 08: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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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꿈꾸는 국내 게임·엔터사 뭉친다

게임·애니·웹툰·영화·드라마 등 IP 무한 확장

'어벤져스' 제작사 품은 넥슨…한국 디즈니로

컴투스 '종합 콘텐츠 회사'…드라마 투자 성과

넷마블 '가상인간' 엔터 공략…'게임·웹툰' 확장

스마게 '크로스파이어' 中드라마·할리우드도

엔터 차린 엔씨 '글로벌 팬덤 플랫폼' 한류 확산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출처/월트디즈니컴퍼니.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출처/월트디즈니컴퍼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국내 콘텐츠 산업계가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창출하기 위해 뭉치고 있다. 잘 만든 IP 하나면 BTS급 열풍도 부럽지 않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서다. 인기 IP는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영화, 드라마, 굿즈 등으로 서로 확장 가능하다.

IP 확장의 모범 사례는 만화로 시작해 전세계 콘텐츠 업계를 주도하는 '디즈니'다.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디즈니의 100분의 1만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했던 말은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다.

최근엔 넥슨뿐 아니라, 다양한 회사들이 이런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신사업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게임 IP 기반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해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을 방침이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스마일게이트·크래프톤·컴투스 등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반대로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하이브는 BTS 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하는 등 게임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어벤져스' 제작사 품은 넥슨…한국의 디즈니로 한 걸음 더

넥슨은 매각을 추진하다 철회한 지난 2020년 6월 일본 법인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상장사에 15억달러(당시 약 1조7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오웬 마호니 넥슨 최고경영자는 "여러 시장에서 강력한 IP를 창출하고 유지한다는 넥슨의 비전을 장기간, 여러 형태로 공유할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의 계획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1월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AGBO'에 4억 달러를 투입해 지분 38%를 매입한 데 이어, 최근 1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AGBO 지분 총 49.21%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됐다.

넥슨이 자사 IP를 영화와 TV로 확장하기 위해 할리우드 스튜디오 AGBO를 선택한 것이다. AGBO는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조 루소와 앤서니 루소의 지휘 아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를 배출한 곳이다.

지난 8일에는 장항준 감독의 신작 영화 ‘리바운드’ 제작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IP의 정의는 게임 타이틀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으로 게임, 웹툰, 영상 등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넥슨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도전은 고 김정주 창업주의 꿈이기도 했다. 오웬 마호니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 3월 주주 서한을 통해 "故김정주 창업주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넥슨을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재벌집 막내아들' 3차 티저 캡처. 2022.11.11. (사진=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재벌집 막내아들' 3차 티저 캡처. 2022.11.11. (사진=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컴투스 이젠 '종합 콘텐츠 플랫폼 회사'…투자 드라마 흥행

컴투스는 게임사를 넘어 글로벌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VFX 기술을 보유한 기업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한 컴투스는 계속해서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 미디어캔과 걸그룹 마마무의 소속사 알비더블유에 투자했고, 최근엔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4.2%를 취득하며 4대 주주로 등극했다.

투자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컴투스의 위지윅스튜디오가 제작 투자를 맡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방영 첫 주 동시간대 최고인 10.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지속적인 글로벌 성공 IP를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획사이자 제작사인 이미지나인컴즈를 주축으로 연예 기획과 드라마 및 음원, 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글로벌 흥행 IP를 만들어갈 빅 스튜디오 체제 구축을 위해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켰다.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의 지난 3분기 흥행작인 '블랙의 신부', '신병 part 1, 2'에 이어 이번 '재벌집 막내아들'도 흥행 바통을 이어받아 컴투스 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분야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컴투스 관계자는 "게임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분야에서의 흥행 IP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흥행 콘텐츠의 IP를 우리 스스로가 투자해 만들어냈다는 점은 컴투스 그룹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 '가상인간'으로 엔터 공략…'웹소설·웹툰' 확장

넷마블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마블 등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약을 맺고 신규 세계관에 입각한 웹툰·웹소설 12종을 카카오페이지(한국), 타파스미디어(미국), 픽코마(일본)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넷마블은 소설 원작의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도 개발 중이다. 웹툰으로도 나온 이 IP는 전세계 누적 조회수 142억회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지난해 8월에는 마블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얻었다. 넷마블과 마블의 두 번째 협업 타이틀로, 지난해 애플이 선정한 아이패드 게임상을 수상했다.

넷마블의 디지털 휴먼(가상인간) '리나'와 '4인조 걸그룹'도 게임, 웹툰, 웹소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넷마블 신작 PC게임 '오버프라임'과 모바일 게임 '그랜드크로스S'에 게임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디지털 휴먼이 가진 내러티브들이 게임, 웹툰, 웹소설 세계관과 연계되고 융화되면서 차별화된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中드라마 이어 할리우드 영화 도전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스마일게이트는 탄탄한 게임 사업을 기반으로 엔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

누적 매출 14조원에 달하는 인기 FPS(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는 게임을 넘어 영화, 드라마 등으로 확장하며 IP를 다각화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드라마는 중국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렸고, 할리우드 영화도 제작 중이다. 드라마 '천월화선'은 방영 기간 텐센트 비디오 인기 드라마 순위 최고 2위, 누적 18억 시청 뷰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스마일게이트의 디지털 휴먼 아티스트 한유아는 가수, 모델, 배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신곡 '너의 외로움이 날 부를 때' 싱글 음원을 발표했다.
[서울=뉴시스]'그라운드 제로'(사진=크래프톤 제공)2021.06.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그라운드 제로'(사진=크래프톤 제공)2021.06.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크래프톤 '펍지 유니버스'…마동석· 할리우드 제작자 협업

크래프톤은 자사의 대표 게임 IP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를 멀티미디어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할리우드의 영향력 있는 제작자 '아디 샨카(Adi Shankar)'와 협업해 'PUBG: 배틀그라운드’ 기반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다.

또 배틀그라운드의 탄생 비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미스터리 언노운'과 마동석 주연의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공개해 호평을 얻었다. 이 외에도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투자했으며,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의 게임 및 2차 창작물도 제작 중이다.    

최근에는 '펍지 유니버스' 웹툰 ▲서바이벌 액션 '100' ▲미스터리 스릴러 '침묵의 밤' ▲SF 판타지 '리트리츠' 총 3편이 1년간의 연재 끝에 최종 완결됐다. 국내뿐 아니라 북미, 인도,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0개 국가에 연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엔씨 엔터 자회사…글로벌 팬덤 플랫폼으로 한류 앞장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시장 확장에 용이한 플랫폼을 앞세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출전했다.

엔씨는 2020년 7월 출자금 8억원으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클렙은 김택진 엔씨 대표의 친동생이자, 사내 신사업을 총과하는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지휘한다. 엔씨의 보유 지분은 66.7%다.

클렙은 2021년 1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출시했다. 서비스 국가는 현재 233개국으로 확장했다. 누적 다운로드는 2400만 건, 월간 최대 활성 이용자(MAU)는 약 440만 명, 해외 이용자 비중은 89%에 달한다.

지난 7월 기준 유니버스 참여 아티스트는 강다니엘, 몬스타엑스, 우주소녀 등 35팀이다. 유니버스는 음원(MV)을 비롯해 화보, 라디오, 예능 등 총 6288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했으며, 누적 조회수는 2400만 회를 돌파했다.

엔씨는 "앞으로도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글로벌 팬심을 저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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