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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신약, 엇갈린 임상 결과…'아밀로이드 가설' 운명은

등록 2022.11.30 17: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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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레카네맙, 임상 3상서 인지기능 27% 개선
뇌부종 등 관찰…"주의 깊은 모니터링 필요"
간테네루맙, 3상서 유효성 입증 못해
'아밀로이드가 핵심 발병원인 가설' 전문가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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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리바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뇌 속에 쌓이는 이상 단백질의 일종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치매 신약들의 임상 3상 결과가 엇갈리게 나오면서 '아밀로이드 가설'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항체의약품 '레카네맙'의 3상 결과가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중인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컨퍼런스(CTAD)에서 공개됐다.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 신경세포에 침착돼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을 토대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장애 또는 경도 치매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결과, 레카네맙 투약 18개월 후 임상치매척도(CDR-SB)를 위약 보다 27% 개선했다. CDR-SB는 기억, 방향성, 판단 및 문제 해결 등 6개 영역의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척도다.

다만, 이 약을 투여받은 환자의 약 13%에서 뇌부종이 관찰됐다. 일부 환자는 뇌출혈을 경험했는데, 뇌출혈로 인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사망 사례가 2건 발생했다.

레카네맙과 달리 또 다른 아밀로이드 베타 관련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간테네루맙'은 임상 3상에서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지 못했다. 최근 스위스 로슈는 경도 인지장애 혹은 초기 치매 증상이 있는 환자 1965명을 27개월 이상 관찰한 3상 연구 결과, 이 약 투약 환자의 CDR-SB 점수는 기준치 대비 각 0.31점, 0.19점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제거 수준은 예상보다 낮았다.

이들 신약의 연구 결과는 지난 여름 아밀로이드 베타의 침착이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의 논거를 제시한 논문이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관심을 받아왔다. 많은 제약사가 이 논문을 근간으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찾고자 달려와서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신약의 임상 결과가 좋다면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여전히 치매 치료의 핵심 기전으로 자리할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레카네맙 연구결과를 볼 때 아밀로이드 가설이 완전히 틀리지 않고 어느 정도 치료에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며 "레카네맙은 올리고머와 프로토피브릴 단계에 있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타깃하는 항체인데 투약 후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췄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제거되거나 그 농도를 유의하게 감소하기도 했다. 질병 악화 및 증상 유발을 늦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간테네루맙은 임상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는데 어느 단계의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타깃하는가, 투약방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같은 작용기전의 두 약 결과가 왜 달랐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작용에 대해선 의료진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항체치료제는 뇌 조직이 붓거나 출혈 발생으로 따르는 혼동, 두통, 의식변화 등 ARIA 부작용이 문제다"며 "이번 연구에서 ARIA로 인한 사망은 없다고 보고됐지만 적지 않은 환자에서 ARIA가 발생했으므로 전문가에 의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혈압약처럼 처방할 수 있는 약이 아니며 주사 치료 시작 후 3~6개월 동안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며 "이렇게만 한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약물이다"고 말했다.

반면, 들쑥날쑥한 임상 3상 결과는 아밀로이드가 핵심 발병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기업의 대표는 "아밀로이드는 치매를 일으키는 많은 기전 중 하나일 뿐 전부가 아니다"며 "아밀로이드 외에도 타우단백질이 꼬이지 않으면 치매가 안 생긴다는 가설, 면역세포와 관련된 신경염증 가설, 혈관 원인설 등 4~5개 가설이 있다. 들쑥날쑥한 연구 결과는 이런 요인을 복합해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약물과의 연관성을 떠나서 임상시험 중 뇌출혈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온 것에 대해 의사들은 정말 이 약을 쓸지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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