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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차 없는 거리' 폐지 한달…골목상권 살아났을까?

등록 2023.02.21 06:00:00수정 2023.02.21 08: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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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부터 연세로 차량 통행 허용

일부 환영 "차 타고 들어오는 손님들 있어"

여전히 어려운 상인들 "도로만 더 복잡해"

"주차공간 없어 그냥 지나가…실효성 부족"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차 없는 거리' 폐지가 한 달이 지난 20일 낮 12시 서울 신촌 연세로에 오토바이, 차, 버스 등이 지나다니고 있다. 2023.02.02 lighto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차 없는 거리' 폐지가 한 달이 지난 20일 낮 12시 서울 신촌 연세로에 오토바이, 차, 버스 등이 지나다니고 있다. 2023.0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신촌 일대 상권을 살리기 위해 '차 없는 거리'가 폐지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직접 둘러본 연세로 일대는 늘어난 차량들로 제도 변화 전에 비해 부쩍 혼잡해진 모습이었다.

일부는 차량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손님이 들었다고 반가워하고 있으나, 여전히 상당수 상인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9월 말까지 운영이 일시 정지된 상태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연세대 정문에서 지하철 신촌역 구간에 조성된 서울시 최초의 보행자·대중교통 전용 공간이다. 지난 2014년부터 도입됐으나 신촌 상권이 점차 기울고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지역주민들과 상인들이 해제를 요청했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9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공식 요청했고, 서울시가 이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지난달 말부터 일반 차량들의 통행이 재개됐다.

차량 재개 한 달이 지난 지난 20일 점심 무렵 찾은 신촌역 3번 출구 인근은 음식점을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음식점들이 늘어선 연세대 정문까지 도로에는 버스와 차량들이 오가면서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상인들은 차 없는 거리가 폐지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영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촌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김모씨는 "현재까지는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며 "일단 차가 안쪽까지 오가니까 아무래도 손님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주점을 운영하는 50대 신모씨도 "아무래도 차가 허용되니 차를 타고 안쪽으로 들어오는 손님들이 꽤 된다"며 "솔직히 매출이 크게 뛴 것은 아니지만 점점 방문하는 손님 연령층이 다양해지는 걸 보니 약간 숨통은 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안내 현수막 설치돼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 모든 차량의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해졌다. 2023.01.19.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안내 현수막 설치돼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 모든 차량의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해졌다. 2023.01.19. [email protected]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상인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주차 공간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았기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한식당을 물려받아 벌써 30년 이상 신촌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40대 최모씨는 이날 불을 끈 채 가게 안에 있었다. 장사를 하는지 묻자 "오늘 장사 쉰다"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최씨는 "차가 다닐 수 있게 돼 유동 인구가 늘어난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도 "이 앞에는 주차가 허용이 안 돼 차들만 왔다 갔다 하니 오히려 통행하는 사람들만 불편해하는 것 같다. 주차공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정책을 폐지한 것이 실효성 부족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식당 직원 한선희(60)씨도 "오히려 지금은 차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도로만 혼잡할 뿐 실제 고객들이 늘어난 것 같지는 않다"며 "상권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예과에 재학 중인 이모(22)씨도 "차 없는 거리 폐지에 대한 정보를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고, 주차 공간 부족으로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싶다"며 "물론 아예 차가 없는 것보다는 안쪽까지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우선은 주차 공간 확보 등 여러 가지 준비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대문구와 1∼6월의 연세로 상권 관련 데이터(신용카드 매출자료, 유동 인구 등)와 교통 관련 데이터(교통량, 통행속도, 지체율 등)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후 7∼9월 중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9월 말까지 향후 운용 방향을 최종 결정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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