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단거리 핵 배치 유예' 중단 경고
"아·태-유럽 배치 美미사일 제원에 달려"
미·러, 2019년 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
[서울=뉴시스]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핵비확산·군비통제 국장. (사진=러시아 외무부 트위터 자료 사진 캡처)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핵비확산·군비통제 국장은 25일(현지시간) 자국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등 아·태 지역에 배치될 수 있는 미국제 미사일에서 우리가 평가할 것은 고속(속도) 특성 뿐만이 아니다. 사거리도 중요하다"면서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취한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모라토리엄(유예)을 더 유지할 지는 그 범위의 제원에 달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불안정한 군사 프로그램이 아·태 지역과 유럽 모두에서 우리의 유예 조치를 점점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19년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했다.
CNN에 따르면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이 조약은 양국이 중·단거리 지상 기반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핵 또는 재래식 탑재물 운반에 사용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대 사용을 모두 제한한다.
그러나 2019년 마크 에스퍼 당시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수 년 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 조약을 위반했다"면서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방어 시스템을 지적하면서 비난을 일축했다. 또 미국의 결정에 따라 러시아도 그해 8월 INF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군사)장비가 특정 지역에 배치되지 않는 한 러시아는 이런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유예 조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이 제안을 거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2월21일 미국과의 핵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도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러시아도 핵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고, 미국 외에 나토 동맹국이자 핵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핵군축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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