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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엣 타인 응우옌 "동조자, 박찬욱 감독이 연출 영광·꿈 실현"

등록 2023.06.15 14:01:34수정 2023.06.15 15: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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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소설 '동조자'·'헌신자' 출간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퓰리처상 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Viet Thanh Nguyen)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장편소설 '동조자'·'헌신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2023.06.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퓰리처상 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Viet Thanh Nguyen)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장편소설 '동조자'·'헌신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2023.06.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저는 제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성장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52)은 스스로를 "이중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베트남계 미국인으로서 집 안에선 베트남인 부모를 염탐하는 미국의 스파이로, 집 밖에선 미국인을 염탐하는 베트남의 스파이로 사는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왔다.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소설 '동조자'와 '헌신자'의 출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그는 이러한 성장 배경 속에 자신의 소설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설은 지난 70년의 베트남 역사, 문화, 정치가 배경이 된 이야기다. 전쟁과 식 민지배, 인종차별과 같은 주제가 심각하고 진지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동시에 흥미롭고 유쾌하게 만들기 위해 스파이 스릴러 장르를 채택해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다"며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첫 장편소설이자 2016년 퓰리처상 수상작이기도 한 '동조자'는 실제로 이중의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 '나'가 등장한다.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나'는 북베트남의 스파이로 미국으로 건너간 뒤 CIA 비밀요원이 되며 이중간첩 신분으로 살게 된다. 후속작 '헌신자'는 이후 프랑스로 건너온 주인공이 무엇에 헌신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주인공은 의도적으로 혼혈로 설정했어요. 등장인물의 설정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이야기하고 싶었고 저도 난민 신분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생활했기 때문에 주인공의 감정들을 뿌리에 두고 있었으니까요. 베트남 출신 간첩이라는 설정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퓰리처상 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Viet Thanh Nguyen)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장편소설 '동조자'·'헌신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2023.06.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퓰리처상 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Viet Thanh Nguyen)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장편소설 '동조자'·'헌신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2023.06.15. [email protected]


소설은 응우옌 작가의 개인사를 배경으로 서사를 더했다. 1930년대 베트남에서 태어난 그의 부모는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고국에서 식민 지배를 겪었고 1975년 수도 사이공이 함락되며 난민 신분으로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미국은 모두가 평등하고 아메리칸드림을 추구할 자유가 있다는 이미지가 문제인 것 같다. 미국에는 언제나 인종차별이 존재했고 영어가 모국어처럼 유착하고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생각했던 나 또한 늘 자라면서 '동양인'이자 '베트남인'이라는 사실을 상기 당하며 소외됐다"고 말했다.

응우옌 작가는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동조자'의 후속작 '헌신자'의 국내 출간과 서울국제도서전을 맞은 이번 방문은 그의 세 번째 내한이다. HBO 드라마로 제작돼 내년에 공개될 '동조자'의 연출은 박찬욱 감독이 맡았다.

박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를 가장 좋아한다는 작가는 "박찬욱이 드라마를 맡은 건 큰 영광"이라며 "식민지 상황이나 주인공의 심리 등 사람의 내면을 중심적으로 다루는 소설을 드라마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간 훌륭한 드라마, 영화를 만들어 온 박찬욱 감독이라면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과의 만남 외에도) 주연 배우인 산드라 오와 박 감독과 함께 한 저녁식사가 기억에 남아요. 두 사람 모두의 팬이었던 저에겐 너무 큰 일이었어요. 산드라 오가 배우로, 박찬욱이 감독으로 드라마를 맡는 게 가장 이상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로부터 3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 그 꿈이 실현됐네요."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퓰리처상 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Viet Thanh Nguyen)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장편소설 '동조자'·'헌신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2023.06.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퓰리처상 수상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Viet Thanh Nguyen)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장편소설 '동조자'·'헌신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2023.06.15. [email protected]


앞서 두 차례의 내한은 한국의 역사에 흥미를 갖고 개인적으로 찾아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베트남 전쟁의 참전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한국인 관점에서 베트남전 참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정효 작가의 '하얀 전쟁'이나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등도 접한 상태였다"면서 "전쟁의 기억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고 추모하는지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습니다. 식민 지배를 경험했고 미국이 역사에 영향을 많이 끼쳤죠. 그리고 두 나라 모두 동족 간 학살이 일어나는 등 가슴 아픈 과거사가 있어요. 그런 과거사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고 지금까지도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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