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감사원 "문정부 4대강 반대 시민단체가 보해체 위원 선정"(종합)

등록 2023.07.20 17:22:0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보 해체의 경제성 분석 평가 불합리

4대강 반대 단체 추천 평가단 구성

"정치감사 아냐…청구 수행했을 뿐"

세종시 "세종보 철거권고 철회 건의"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시한 내에 마련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에 부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보 해체 여부를 촉박하게 결정하면서 위법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는 모습. 2021.02.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시한 내에 마련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에 부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보 해체 여부를 촉박하게 결정하면서 위법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는 모습. 2021.02.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시한 내에 마련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에 부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보 해체 여부를 촉박하게 결정하면서 위법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감사원은 당시 환경부가 잘못된 경제성 분석 결과 등을 근거로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위법・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 해체 경제성 분석 등 평가 불합리"

감사원에 따르면 보 해체의 경제성 분석 등 보의 평가가 불합리하게 된 것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국정과제에서 설정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을 이유로 '보 설치 전'과 '보 개방 후' 자료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과학적・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최종 '보 설치 전' 측정자료를 사용해 경제성 분석을 수행했다.

당시 경제성 평가에는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 분석이 사용됐다. 보 해체 시의 소요 비용과 기대 편익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B/C 값이 1.0을 넘어야 보 해체 경제성이 있는데, 이 경우 보를 해체키로 한 것이다.

결국 B/C 값이 1보다 크게 나온 세종보·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B/C값이 1보다 작게 나온 백제보·승촌보는 수질·수생태계, 물 활용성, 인식·선호에 대한 평가 결과를 종합 검토해 상시 개방키로 결론이 나왔다.

당시 B/C 분석에선 미래 '보 해체 후' 상태를 추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 설치 전'과 '보 개방 후' 측정 자료를 활용해야 했다.

하지만 '보 설치 전'(2005년∼2009년) 측정 자료는 4대강 사업에 따른 대규모 준설로 변한 하천 형상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수질 개선 편익의 지표인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측정값이 난분해성 오염물질 유입으로 2007년∼2020년 증가 추세를 보였던 점도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분석에 활용된 평가 지표에 문제가 있다며 "타당성·신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방법을 사용해 경제적 분석을 불합리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기획·전문위에서도 이와 관련된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환경부는 국정과제에서 설정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2018월 12월)을 이유로, '보 설치 전' 측정자료를 그대로 사용해 경제성 분석을 진행했다.

"전문위원 58%가 단체 추천…'4대강 찬성' 전문가는 제외요청"

환경부는 특정 단체가 추천한 인사 위주로 위원을 선정해 위원회가 불공정하게 구성되기도 했다.

2018년 7월 당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특정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환경부 훈령 제정 시 이 시민단체와 협의하도록 지시했다. 이 단체는 4대강 사업에 반대했던 181개 시민단체가 모여 발족한 단체로 4대강 사업은 실패한 국책사업이고, 4대강 재자연화를 조속히 추진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장관은 4대강 조사・평가단 담당 팀장에게 시민단체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지시했고, 팀장은 단체의 요청에 따라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추천받은 번문가 명단(169명 이상)을 메일로 유출했다.

단체는 4대강 사업에 찬성・방조했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표기해 회신하면서 해당 전문가들을 위원회 위원 선정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단장은 팀장이 단체와 협의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43명의 전문위원회 위원 중 25명(58.1%)이 단체가 추천한 인사로 선정됐다.

아울러 단체가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41명은 아무도 선정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전문위원회 위원 중 선정되는 기획위원회 민간위원 8명도 모두 단체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오간 엑셀 파일에 특정 인사들에 대해 'No'를 뜻하는 'N' 표시가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은 김 전 장관과 4대강 조사・평가단 담당 팀장 및 단장에 대해 지난 1월 검찰에 수사요청을 했다.

박준홍 감사원 국토환경감사국장은 '정치적 감사' 지적에 대해 "2021년 공익감사청구가 들어옴에 따라 충실하게 감사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정치적 감사에 해당되는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시는 이날 감사 결과에 논평을 내고 "39만 세종시민과 함께 환영한다"며 "시는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에 세종보 철거 권고 결정 철회를 강력하게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