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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벽 움직임 따라가 탈장재발 방지…'수술 그물망' 개발

등록 2023.08.10 11:43:02수정 2023.08.10 14: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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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축·이완 반복 세로로 유연' 복벽 반영

탈장 위치·모양 맞춰 스스로 형태 변형

[서울=뉴시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교수·하현수 강사·이찬희 연구원·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이동원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3.08.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교수·하현수 강사·이찬희 연구원·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이동원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3.08.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에서 실제 복벽의 특성을 반영한 탈장 수술 그물망이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교수·하현수 강사·이찬희 연구원·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이동원 교수 연구팀은 실제 복벽의 운동성을 반영하고 탈장 위치에 맞춰 스스로 형태를 바꾸는 수술 그물망을 만들었다고 10일 밝혔다.

  탈장은 비만, 임신, 과격한 운동 등으로 복부에 높은 압력이 가해져 장기가 복벽 밖으로 돌출하는 병이다. 탈장이 발생하면 메쉬(mesh)라는 그물망을 이용해 돌출 복벽을 막는 수술을 진행한다.

 기존 메쉬는 복압을 받으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가로 방향보다 세로 방향으로 더 유연하게 움직이는 복벽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탈장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형태를 변경하기 힘들었다. 또 단단하게만 만들어졌을 뿐 실제 복벽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재발 위험도 컸다.

 연구팀은 메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복벽의 특성에 맞춘 설계와 함께 환자 체온에 맞춰 형태가 변형되는 소재를 개발했다.

 먼저 다양한 물리적 조건에서 물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예측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복벽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이후 모든 방향으로 단단한 기존 메쉬와 달리 복벽이 주로 움직이는 세로 방향으로는 유연하고 그 외의 방향에서는 버텨줄 수 있는 메쉬를 설계했다.

또 인체 사용에 적합한 고분자들을 조합해 환자마다 다른 복벽 구조에 맞춰 메쉬가 스스로 형태를 바꾸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적용했다. 메쉬에 체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의 물을 가해주면 환자의 복벽 모양에 맞춰 모양이 변화한다.

 연구팀은 탈장을 유발한 랫드(들쥐) 모델에서 인공망의 효능을 검증했다. 개발한 메쉬는 기존 메쉬에 비해 근섬유아세포의 분화를 촉진시켜 콜라겐과 같은 복벽 구성물질의 재생률을 6배 이상 높였다.

 탈장 재발은 복벽 구성 성분 중 1형 콜라겐 비율이 높을수록 적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메쉬는 1형 콜라겐 비율을 2배 이상 증가시켜 성숙한 복벽 재생을 유도하고 탈장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도 보였다.

 성 교수는 “최근 의료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정밀한 소재 공학과 설계 기술을 융합해 이러한 의료기기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소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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